플로리다서 전용기로 이동…자택 출발부터 美 방송사들 생중계
트럼프타워서 조용히 하룻밤 뒤 법원 출석…"2024년 나라 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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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욕=연합뉴스) 이상헌 강건택 특파원 = 이른바 성관계 입막음 의혹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일(현지시간) 뉴욕주 지방법원에서 진행되는 기소 절차를 밟기 위해 하루 전인 3일 뉴욕에 도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탑승한 전용기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국제공항을 출발한 지 2시간 30여분 만인 오후 3시 38분께 뉴욕시 퀸스 라과디아 공항에 착륙했다.
푸른색 정장에 빨간색 넥타이 차림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이 대문자로 크게 적힌 전용기에서 천천히 내려 차량에 탑승, 뉴욕시 맨해튼의 번화가인 5번 애비뉴에 위치한 트럼프타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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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삼엄한 경계 속에 트럼프타워 맞은편에는 철제 바리케이드 너머로 취재진 수십명과 지지자, 행인들이 뒤섞여 혼란스러운 광경이 연출됐다.
이날 오후 4시15분께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트럼프타워 앞에 도착하자 소수의 지지자는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겼다', '바이든을 체포하라'고 적힌 피켓을 흔들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손을 들어 인사한 뒤 56번스트리트쪽 옆문을 통해 트럼프타워로 입장했다.
맨해튼에 사는 지지자 애리얼 코헤인(51)은 뉴욕타임스(NYT)에 "일부 민주당원들조차 정치적 박해라고 말한다"면서 "이번 기소는 법질서와는 전혀 무관하다. 그의 2024년 대선 출마와 당선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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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음날 이른 오후로 예정된 검찰과 법원 출석 전까지 밖에 나오지 않고 트럼프타워에 머물 예정이라고 NBC방송이 법집행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그는 이날 낮 플로리다주(州)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자택을 출발해 인근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뉴욕행 전용기에 몸을 실었다.
미국 전·현직 대통령으로는 첫 기소 사례인 만큼 그의 차량이 낮 12시 15분께 자택에서 출발해 공항으로 가는 동안 CNN, 폭스뉴스 등 대부분 미 주요 방송사들이 그의 차량 행렬을 생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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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러라고 자택 근처에는 수십명의 지지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현수막과 깃발을 흔들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AP통신은 마러라고에서 공항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웨스트팜비치 쇼핑센터 근처에는 새벽부터 지지자들이 모여 그를 지지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도 포착됐다.
트럼프의 뉴욕행에는 측근이자 트럼프 캠프 고문들인 제이슨 밀러, 수지 와일스, 크리스 라치비타 등도 동행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차남 에릭 트럼프도 함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출발 직전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WITCH HUNT(마녀사냥), 한때 위대했던 우리나라가 지옥으로 가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 맨해튼 법원에서 기소인부절차를 마친 뒤 24시간의 짧은 '고향 방문'을 마치고 다시 마러라고 자택으로 돌아가며, 이날 밤 연설을 통해 입장을 밝힌다.
기소인부절차는 피고인에게 기소 내용을 고지하고 재판부가 피고인으로부터 공소사실에 대한 인정 또는 부인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인부절차에 앞서 맨해튼 지검에 출석해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 촬영 등의 절차를 별도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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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이날 발송된 모금 이메일에서 "우리나라는 무너졌다. 하지만 나는 미국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린 할 수 있고 2024년 나라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맨해튼 대배심은 지난달 30일 성인 배우와의 성추문 입막음을 위한 돈을 건네며 회계 문건을 조작한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
아직 범죄 혐의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소 1개의 중범죄를 포함해 30여개의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적 박해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번 기소로 인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고 미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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