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 생산량 감소없어, 수요 증가 탓…수출물량 내수 전환 등 노력"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시멘트 업계가 최근 시멘트 공급 부족과 관련해 업계의 일방적인 생산량 감소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보수공사를 뒤로 미루는 등의 방법으로 생산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한국시멘트협회는 5일 배포한 입장자료에서 "올해 1분기 시멘트 생산량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만t(약 3.6%)이 증가했다"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인위적 생산량 감소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비해 올해 들어 건설현장의 시멘트 수요는 작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협회 집계 결과 지난해 1분기 시멘트 공급 실적은 987만t이었으나, 올해 1분기 실적은 1천66만t으로 8% 증가했다.
올해 시멘트 수요가 늘어난 것은 작년 화물연대 파업 등에 따른 이월 물량이 늘어난 데다, 지난해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불량 레미콘 납품을 막기 위해 건설사들이 레미콘의 시멘트 배합 비율을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레미콘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정아이파크 사고 이후 똑같은 양의 레미콘을 출하하더라도 건설사가 요구하는 품질 기준을 맞추기 위해 시멘트 배합을 종전보다 약 10%는 더 늘려야 한다"며 "품질 검수도 종전보다 까다롭게 진행되면서 예전에 없던 시멘트 수요까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로 인해 일부 건설현장에서는 시멘트 공급 부족으로 레미콘을 제때 납품받지 못하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
특히 주로 중소 레미콘사들이 납품하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수도권 공공공사 현장에서 시멘트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레미콘 납품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LH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반적으로 원하는 만큼 레미콘을 공급받지 못하는 것은 맞다"며 "다만 물량이 부족한 정도이고, 공기가 지연되거나 중단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현재 시멘트 공급 부족 상황에 대한 실태 파악을 진행 중이다.
시멘트 업계는 일단 내수 출하량 증가에 맞춰 동절기(1∼3월)에 예정된 정기대보수 중 정비가 시급한 설비만 우선 시행해 이달 중으로 보수 공사를 대부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시멘트 생산량이 더 늘어나면서 재고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업계는 또 이미 계약한 수출 물량(약 25만t)도 계약 미이행에 따른 배상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우선 내수로 전환하는 등 수급 불안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시멘트 협회 관계자는 "시멘트 유통기지 폐쇄와 기대 수명이 도래한 화차의 재사용을 위한 작업이 지연되면서 현재 철도 수송 불안으로 인한 시멘트 공급 차질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원활한 시멘트 유통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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