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중재로 이란과 외교정상화·잇단 석유 감산조치 후 '동맹건재' 과시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금주초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간) 정보 당국자를 인용, 번스 국장이 사우디를 찾아 양국간 정보 공조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번스 국장이 사우디를 방문해 정보당국 수장 및 지도자들과 만나 공동의 이익에 대해 논의했다"며 "번스 국장은 대테러 정보(공조)에 있어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WP에 따르면 이번 방문은 금주초 진행됐다.
이번 방문은 중국의 중재 하에 사우디와 이란이 지난달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비밀 회담을 열어 단교 7년 만에 외교 정상화에 합의한 가운데 이뤄졌다.
사우디와 이란 외교 수장은 앞서 베이징에서 만나 외교 정상화 합의 이후 이행 조치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 뿐만아니라 이번 방문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핵심 국가인 사우디가 비(非)OPEC 국가인 러시아와 함께 올해 말까지 석유생산량을 감축하겠다고 갑작스럽게 발표한 직후에 이뤄졌다.
미국과 사우디는 오랜 동맹이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경선부터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 배후로 지목하면서 관계가 경색된 상황이다.
사우디를 '왕따'시키겠다고 공언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유가가 치솟자 작년 7월 사우디를 전격 방문하는 등 유화 조치를 취하고 나섰지만, 아직까지 완전한 해빙 무드에는 이르지 못했다.
특히 바이든의 사우디 방문 이후 미국 정부는 국제유가를 안정시키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전쟁자금줄 역할을 하는 석유 수입을 줄이기 위해 사우디가 석유 증산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사우디가 번번이 이런 기대에 부응하지 않은 것은 물론 러시아에 동조해 잇따라 석유 감산 조치에 나서면서 바이든 정부가 '뒤통수를 맞았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미국 정부를 불편하게 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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