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그림으로 아빠와 생이별한 러 13세 소녀, 엄마에게로

입력 2023-04-07 08:00  

반전그림으로 아빠와 생이별한 러 13세 소녀, 엄마에게로
'ICC 체포영장' 러 어린이 권리담당 대표 "엄마가 집으로 데려가"
아빠 변호인 "엄마, 최근까지도 마샤에 무관심"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그림을 그린 뒤 아빠와 헤어져 보육원에 넘겨진 러시아 소녀가 엄마에게 돌아갔다고 AP통신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어린이 권리담당 대통령 전권대표 마리야 리보바-벨로바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마리야 모스칼료바(13·마샤)의 엄마 올가 시치히나가 아이를 보육원에서 집으로 데려갔다고 밝혔다.
리보바-벨로바는 7년여간 아빠와만 생활해왔던 마샤는 처음엔 엄마와 살기를 거부했다가 최근 전화 통화에서 직접 엄마와 함께 살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녀의 재결합'이라며 마샤와 엄마의 사진도 함께 게시했으나 아빠 세르게이 모스칼료프(54) 측 변호사는 이를 '당국의 선전활동'이라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앞서 시치히나가 최근까지도 마샤에게 무관심한 태도를 보여왔다며 엄마와 생활하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리보바-벨로바는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아동 납치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 영장이 발부된 당사자이기도 하다.

시치하나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마샤와 함께 살 예정이며 오는 9월부터 마샤를 학교로 돌아가게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마샤는 작년 4월 미술 수업에서 러시아군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가족에게 날아드는 모습을 그렸다가 아빠와의 생이별을 겪었다.
당시 마샤가 그린 그림에는 '전쟁 반대',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는 말도 함께 적혀있었고 마샤는 곧장 경찰 조사를 받았다.
아빠 모스칼료프는 그때부터 러시아 당국의 표적이 됐다고 그의 변호사 및 지지자들은 주장했다.
러 당국은 작년 12월 모스칼료프의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SNS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한 혐의로 그를 잡아들였다.
올해 3월 모스칼료프는 가택연금에 들어갔고, 선고 공판을 앞두고 도주했다가 이틀 만에 벨라루스에서 붙잡히기도 했다.
러시아 법원은 같은 달 28일 모스칼료프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모스칼료프의 현재 소재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날 법원은 검찰의 양육권 박탈 청구를 심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acui7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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