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6일 현지실사 종료…14개 분야 63개 항목 평가 담겨
유치열기·인프라 '강점'…실사단 "기후변화 전면에 내세우길"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위해 부산 현지 실사를 마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2개월 뒤 배포할 보고서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BIE 실사단의 보고서는 개최지 결정을 가를 중요 자료이기 때문이다.
BIE 실사단은 부산 현지 실사를 바탕으로 내달까지 보고서를 작성하며, 이 보고서는 오는 6월 말 BIE 총회에서 171개 회원국에 배포된다. 올해 11월 말 엑스포 개최지 결정 투표의 기초 자료인 셈이다.
7일 부산시와 2030세계박람회유치지원단 등에 따르면 보고서는 교통·숙박시설과 재원 계획 등 14개 분야, 63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보고서에 담길 세부 항목은 비공개다.
여기에 BIE 실사단은 전날 부산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 공항·기차·도로를 통한 접근성과 연결성 ▲ 정치·시민의 지지 ▲ 재정적 지원 등을 대표적 평가 요소로 꼽았다.
실사단은 '엑스포의 주제'도 비중 있게 언급했다. 엑스포의 주제가 '의미'를 담고 '감정'을 건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 분석, 개최 목표, 전시 표현, 예상 방문객 등에 대한 평가도 보고서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BIE 실사단 단장인 파트릭 슈페히트 행정예산위원장은 "모든 측면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실사단은 "부산은 세계박람회를 개최할 만한 모든 것을 갖고 있다"(슈페히트 단장), "부산은 대단한 셀링포인트가 있다"(디미트리 케르켄테즈 사무총장)는 평가를 내놓았다.
BIE 실사 보고서에서 이 같은 최초 평가가 어떻게 반영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부산의 강점을 충분히 어필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부산, 나아가 한국이 보여준 유치 열기(환경 분석)는 경쟁국을 압도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국회·재계, 그리고 부산시민은 방한한 실사단을 아낌없이 환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환영 만찬을 주최한 데 이어 전날 부산에서 열린 환송 만찬에도 '깜짝' 참석했다.
BIE 실사단을 극진히 예우한 것은 물론, 2030년 부산엑스포를 유치하겠다는 정부 차원의 강한 의지를 알린 셈이다.
국회는 지난 3일 실사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본회의에서 출석 의원 239명 전원 찬성으로 엑스포의 성공적 유치·개최를 위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기업들의 측면 지원이 이어졌고, 'K컬처 나이트' 공연, 엑스포 유치 기원 불꽃쇼 등 실사단이 참여한 행사는 부산시민들의 열기로 채워졌다.
케르켄테즈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제가 20년간 엑스포 관련 일을 하면서 부산과 같은 열정과 환대는 처음 경험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사단이 언급한 '정치·시민의 지지', '재정적 지원' 부문에서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공항·기차·도로를 통한 접근성과 연결성' 부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사단은 KTX를 이용해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동한 데 이어 김해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의 이동은 항공편을 활용했다. 육상에서는 친환경 수소버스에 몸을 싣는 등 다양한 일정에서 한국의 첨단 기술을 체험했다.
일본 오사카가 2025년에 엑스포를 개최하는 만큼 같은 아시아 국가인 한국 부산에서의 2030년 엑스포 개최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는 이번 실사단의 방한을 계기로 불식됐다.
슈페히트 단장은 "지리적으로 반드시 대륙별로 돌아가야 한다는 법규는 없다"고 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경제·산업 상위국임에도 아직 등록엑스포를 개최한 바 없다.
다만 개최지 최종 선정까지 남은 7개월간 한국이 개선하고 보완해야 할 과제는 있다.
실사단은 부산이 제시한 주제 중 '자연과의 지속 가능한 삶'을 부각할 후속 논의의 필요성을 사실상 주문했다.
케르켄테즈 사무총장은 "부산엑스포의 주제에 포함된 기후변화를 더욱 전면에 내세워서 유치가 확정될 경우 이와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자연과의 지속 가능한 삶', '인류를 위한 기술' 등 자연과 기술의 조화를 어젠다로 제시한 상태다.
또 지난달 실사를 마친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와 우크라이나(오데사), 오는 17일부터 실사가 이뤄지는 이탈리아(로마) 등 경쟁국과도 치열한 유치전을 펼쳐야 한다.
redfla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