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이후 최대규모 레바논발 로켓 공격에 폭격으로 대응
유엔 "이스라엘·레바논, 전쟁 원치 않는다"…확전자제 촉구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동예루살렘 성지를 둘러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전통적 '화약고'로 꼽히는 이 지역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7일 새벽(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레바논 내 거점 등을 상대로 보복 공습을 감행했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레바논 남부에서 하마스에 속한 테러 기반시설을 포함한 목표물을 타격했다"며 공격 사실을 밝혔다.
그러면서 "테러조직 하마스가 레바논에서 활동하는 걸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레바논) 영토 내에서 쏘아진 직접사격에 대해 레바논 정부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바논 관영통신은 이스라엘군이 야포로 반격에 나섰다고 보도했지만, 이스라엘군은 이를 부인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이번 공습은 전날 오후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 북부를 겨냥해 최소 34발의 로켓이 발사된 데 대한 대응 성격이다.
이 공격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무력 충돌했던 2006년 이후 최대규모였다.
이스라엘군은 이중 25발을 격추했으나, 6발은 이스라엘 영토에 떨어져 방공호로 대피 중이던 갈릴리 지역 주민 두 명이 파편에 맞아 다치는 등 피해를 냈다.
로켓 공격의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없었으나,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리처드 헤흐트 중령은 하마스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의 소행으로 보인다면서 헤즈볼라 역시 공격 계획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금껏 이스라엘을 겨냥한 레바논발 로켓 공격들은 대부분 헤즈볼라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이 배후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즉각 규탄했다. 하마스는 성명을 내고 "오늘 새벽 티레 부근에서 발생한 레바논에 대한 노골적인 유대민족주의적 공격을 강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레바논 정부는 오히려 자국 내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한 행위를 규탄하고 나섰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임시총리는 레바논군이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면서 불안정을 초래하는 긴장고조 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바논 유엔 평화유지군(UNIFIL)은 레바논과 이스라엘 양국 모두 전쟁을 원치 않는다면서 확전자제를 요청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우려를 표명하면서 "우리는 모든 측에 긴장완화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와 별개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 거점들에 대해서도 공습을 가했다.
앞서,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 남부와 주변 해역을 향해 지대공 로켓 7발이 발사됐으며, 이 로켓들은 격추되지 않고 공중에서 폭발했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이번 사건은 주적인 이란의 핵무기 개발 및 보유를 저지하려는 이스라엘의 '그림자 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벌어졌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투쟁 중인 헤즈볼라와 이슬라믹 지하드 등을 지원해 왔다.
이스라엘에서는 최근 동예루살렘 성지를 둘러싼 팔레스타인과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긴장은 동예루살렘의 이슬람교 3대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을 둘러싼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다.
성지에서 기도는 이슬람교도만 할 수 있지만 기도를 하지 않는 비(非)이슬람교도의 방문은 허용되는데, 지난달 15일부터 유월절을 맞은 유대교도의 알아크사 사원 방문을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기도행위로 보아 제지하겠다고 맞선 결과다.
이스라엘 경찰은 이달 4일 복면 차림의 선동가들이 알아크사 사원 출입구를 잠그고 돌을 던졌다면서 사원 내부에 있던 신도 수십명을 강제진압했다.
이후 무장 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남부를 겨냥해 연일 로켓 공격을 가하면서 양측간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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