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RA 등에 올라탄 K-배터리…2분기 전망도 '탄탄대로'
LG엔솔 1분기 깜짝실적 '쾌조의 출발'…삼성SDI도 호실적 예상
IRA 시행에 한국 기업 수혜 커질듯…SK온은 적자 폭 확대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올해 1분기 'K-배터리'가 비교적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배터리 판매가 급증한 데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세액공제가 적용되면서 수익성이 한층 향상됐기 때문이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 달리 배터리 후발주자인 SK온은 1분기에도 적자 늪을 빠져나오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전기차 폭발적 성장세…LG엔솔 영업이익 전년보다 145%↑
우선 국내 최대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이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6천3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4.6% 증가했다.
무엇보다 전기차 배터리 물량 증가가 호실적을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총사용량은 75.2GWh(기가와트시)로 작년 동기보다 39.0% 증가했다.
조현철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실적에 대해 "수요 둔화 영향으로 가전제품이나 전동공구용 소형전지 출하량은 줄었으나, 전기차용 전지 출하량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또 1분기 영업이익에는 IRA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관련 금액 1천3억원이 반영됐다.
IRA에 따르면 올해부터 미국 내에서 생산·판매한 배터리 셀·모듈에 일정액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셀은 ㎾h(킬로와트시)당 35달러, 모듈은 ㎾h당 10달러다.
아직 실적이 나오진 않았지만, 삼성SDI[006400]도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SDI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8.2% 증가한 3천809억원으로 추정된다.
고부가 프리미엄 제품인 '젠5' 중심으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전기차 배터리 출하가 호조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경기 둔화로 전동공구용 배터리와 전자재료 실적은 부진할 전망이다.
배터리 업계 후발주자인 SK온은 1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적자 규모가 전분기(3천381억원)보다 더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화증권은 SK온의 1분기 영업적자를 3천512억원으로 추정했다.
윤용식 한화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가동을 시작한 미국 2공장의 수율(양품 비율) 개선 속도가 더디고, 2월 포드 F-150 화재에 따른 생산 중단과 격려금 지급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영업적자 규모를 각각 3천775억원, 3천994억원으로 전망했다.
◇ 배터리 3사 북미 진출 가속 페달…SK온은 수율 관건
SK온의 흑자 전환이 예상보다 더디지만, K-배터리의 전반적 실적 전망은 탄탄대로다.
우선 전기차 시장이 당분간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대수는 1천195만대로 작년보다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시장의 전기차 판매 대수는 작년보다 38% 증가한 129만대로 추정된다.
특히 미국 IRA 시행으로 K-배터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기세다.
IRA로 전기차 보조금이 확대되고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면서 배터리 업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영업이익에는 IRA에 따른 AMPC 예상 금액이 1천억원가량 반영됐는데, 증권가에서는 북미 생산능력 확대에 따라 수혜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LG에너지솔루션이 받게 될 AMPC 혜택을 각각 6천400억원, 2조4천200억원으로 추산했다.
정부도 K-배터리의 미국 진출을 돕기 위해 지원 사격에 나섰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는 국내 배터리·소재 기업의 북미 시설 투자 등을 지원하기 위해 향후 5년간 7조원 규모로 대출과 보증을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SDI의 실적 전망도 밝은 편이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SDI가 내실 위주의 보수적 성장 전략을 유지해왔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주 행보가 공격적으로 변했다"며 "제너럴모터스(GM), 볼보, BMW 등으로부터 올해 추가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삼성SDI의 AMPC 관련 수혜는 스텔란티스와의 북미 합작공장이 가동되는 2025년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SK온은 여전히 수율이 관건이다.
배터리 양산 체제에서 사업성을 확보하려면 90% 이상 수율이 나와야 하는데, 일부 공장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수율 문제가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존재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점진적 수율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내년 들어 SK온의 연간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봤다.
SK온 역시 포드와 손잡고 미국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배터리 생산기지 3곳을 구축하고 있어 AMPC 혜택도 기대된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IRA로 인해 올해 예상되는 수혜 금액은 4천300억원"이라며 "적자가 지속되는 SK온의 실적과 기업가치 개선에 상당 부분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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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1분기 깜짝실적 '쾌조의 출발'…삼성SDI도 호실적 예상
IRA 시행에 한국 기업 수혜 커질듯…SK온은 적자 폭 확대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올해 1분기 'K-배터리'가 비교적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배터리 판매가 급증한 데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세액공제가 적용되면서 수익성이 한층 향상됐기 때문이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 달리 배터리 후발주자인 SK온은 1분기에도 적자 늪을 빠져나오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전기차 폭발적 성장세…LG엔솔 영업이익 전년보다 145%↑
우선 국내 최대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이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6천3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4.6% 증가했다.
무엇보다 전기차 배터리 물량 증가가 호실적을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총사용량은 75.2GWh(기가와트시)로 작년 동기보다 39.0% 증가했다.
조현철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실적에 대해 "수요 둔화 영향으로 가전제품이나 전동공구용 소형전지 출하량은 줄었으나, 전기차용 전지 출하량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또 1분기 영업이익에는 IRA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관련 금액 1천3억원이 반영됐다.
IRA에 따르면 올해부터 미국 내에서 생산·판매한 배터리 셀·모듈에 일정액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셀은 ㎾h(킬로와트시)당 35달러, 모듈은 ㎾h당 10달러다.
아직 실적이 나오진 않았지만, 삼성SDI[006400]도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SDI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8.2% 증가한 3천809억원으로 추정된다.
고부가 프리미엄 제품인 '젠5' 중심으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전기차 배터리 출하가 호조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경기 둔화로 전동공구용 배터리와 전자재료 실적은 부진할 전망이다.
배터리 업계 후발주자인 SK온은 1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적자 규모가 전분기(3천381억원)보다 더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화증권은 SK온의 1분기 영업적자를 3천512억원으로 추정했다.
윤용식 한화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가동을 시작한 미국 2공장의 수율(양품 비율) 개선 속도가 더디고, 2월 포드 F-150 화재에 따른 생산 중단과 격려금 지급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영업적자 규모를 각각 3천775억원, 3천994억원으로 전망했다.
◇ 배터리 3사 북미 진출 가속 페달…SK온은 수율 관건
SK온의 흑자 전환이 예상보다 더디지만, K-배터리의 전반적 실적 전망은 탄탄대로다.
우선 전기차 시장이 당분간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대수는 1천195만대로 작년보다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시장의 전기차 판매 대수는 작년보다 38% 증가한 129만대로 추정된다.
특히 미국 IRA 시행으로 K-배터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기세다.
IRA로 전기차 보조금이 확대되고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면서 배터리 업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영업이익에는 IRA에 따른 AMPC 예상 금액이 1천억원가량 반영됐는데, 증권가에서는 북미 생산능력 확대에 따라 수혜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LG에너지솔루션이 받게 될 AMPC 혜택을 각각 6천400억원, 2조4천200억원으로 추산했다.
정부도 K-배터리의 미국 진출을 돕기 위해 지원 사격에 나섰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는 국내 배터리·소재 기업의 북미 시설 투자 등을 지원하기 위해 향후 5년간 7조원 규모로 대출과 보증을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SDI의 실적 전망도 밝은 편이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SDI가 내실 위주의 보수적 성장 전략을 유지해왔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주 행보가 공격적으로 변했다"며 "제너럴모터스(GM), 볼보, BMW 등으로부터 올해 추가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삼성SDI의 AMPC 관련 수혜는 스텔란티스와의 북미 합작공장이 가동되는 2025년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SK온은 여전히 수율이 관건이다.
배터리 양산 체제에서 사업성을 확보하려면 90% 이상 수율이 나와야 하는데, 일부 공장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수율 문제가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존재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점진적 수율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내년 들어 SK온의 연간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봤다.
SK온 역시 포드와 손잡고 미국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배터리 생산기지 3곳을 구축하고 있어 AMPC 혜택도 기대된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IRA로 인해 올해 예상되는 수혜 금액은 4천300억원"이라며 "적자가 지속되는 SK온의 실적과 기업가치 개선에 상당 부분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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