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적 효용성보다는 핵 능력 과시하려는 정치적 목적"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북한이 개발했다고 주장한 핵 무인 수중공격정 '해일'에 대해 위력에 한계가 있으며 군사적 효용성보다는 다양한 핵 공격 능력을 과시하려는 정치적 목적의 수단으로 보인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북한이 지난달 수중폭파시험을 했다고 발표한 '해일'과 '해일-1'형 관련 정보를 분석한 결과 목표물 도달 속도와 정확도, 치명성 등에서 핵 탄도·순항 미사일보다 위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38노스는 북한의 기술력으로 핵무장 무인잠수정(UUV) 개발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해일의 시험활동과 북한이 주장하는 성능은 물론 진위도 확실하게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수중발사 핵 전략무기' 과제에 주목했던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UUV가 구체적으로 언급된 적이 없고, 해일이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에 비공개로 보고됐다는 같은 해 10월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때 사진에서도 UUV로 보이는 무기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일의 구체적인 사양도 불확실하나 북한의 발표 내용으로 볼 때 공격 범위는 한국과 일본 일부 해안지역으로 제한되며, 대잠수함전(ASW) 자산과의 교전에도 취약해 보인다고 38노스는 짚었다.
이 매체는 "항해중인 선박에 현실적 위협을 가하기에는 해일은 지나치게 느려서 항구와 정박지를 공격하는 용도에 그칠 것"이라며 "또한 느린 속도로 목표물 도달 전 수 시간 동안 ASW 탐지 위험에 직면할 수밖에 없어 보복 무기로는 적합해도 제1격(first strike)용으로는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연합국의 공격으로 무장이 해제되거나 재래식 전쟁에서 패배한 이후 일종의 핵 보복을 위한 선택지로 해일을 택할 수도 있지만, 연합국의 ASW 능력을 고려하면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북한이 해일을 통해 군사적 효용성보다는 정치적 목적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해일을 공개함으로써 북한이 ▲ 다양한 핵공격 능력을 보유했고 ▲ 연합국의 선제공격이나 미사일 방어 등은 실패할 것이고 특히 한국을 겨냥한 핵 보복은 피할 수 없을 것이며 ▲ 강대국이 보유한 것과 같은 종류의 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등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38노스는 "해일은 군사력 측면에서 기여하는 바가 거의 없으며 정치적 가치도 이미 소진됐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 24일 이른바 '비밀병기' 해일을 공개하고 최종시험을 거쳤다고 발표한 데 이어 같은 달 28일에는 41시간 27분간 600㎞를 잠항한 '해일-1'형의 수중폭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8일에는 지난 4∼7일 '해일-2'형이 71시간 6분간 1천㎞를 잠항해 성공적으로 기폭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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