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곳곳서 대형 테러 연발…야권은 "선거 연기 술책" 비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파키스탄 정부가 최악의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많은 재원을 동원, 대규모 반군 소탕 작전을 벌이기로 했다.
당국은 최근 빈발하는 테러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야권은 치안 불안을 이유로 지방 선거를 연기하려는 술책이라고 비난하며 반발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돈(DAWN) 등 파키스탄 매체에 따르면 파키스탄 국가안보위원회(NSC)는 전날 셰바즈 샤리프 총리 주재로 회의를 열고 전국 규모의 전면적이고 포괄적인 반군 소탕 군사작전을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국가안보위원회는 "새로운 열의와 투지로 전국에서 테러 위협을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파키스탄이 전국 규모의 대테러 작전을 펼치는 것은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당시 수조 원이 투입된 작전으로 100만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고 수백명이 숨졌다.
현재 파키스탄에서는 북서부와 남서부 등을 중심으로 파키스탄 탈레반(TTP), 발루치스탄해방군(BLA),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세력이 주도하는 테러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 1월에는 북서부 카이버·파크툰크와주의 페샤와르 모스크(이슬람사원)에서 자폭테러가 발생, 100여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다만, 당국의 이번 결정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가 부도 위기까지 거론되는 마당에 소중한 재원을 경제 회복이 아닌 테러 대응 작전에 쏟아붓는다는 점에서다.
특히 야권은 샤리프 정부가 지방 선거 연기를 위한 명분을 쌓으려고 이번 작전을 개시했다고 비난한다.
파키스탄 대법원은 다음 달 14일 펀자브주, 카이버·파크툰크와주에 대한 조기 선거를 치르라고 최근 판결했지만 정부는 경제가 어렵고 치안이 불안하다며 선거 연기를 원하는 상황이다.
작년 4월 전임 임란 칸 총리가 의회 불신임으로 물러난 후 출범한 현 정부는 이후 경제난이 더욱 깊어지면서 궁지에 몰린 상태다.
칸 전 총리는 정부의 반군 소탕 작전 개시 결정에 대해 "국가안보위원회는 안보를 선거 연기 구실로 사용하기 위해 소집됐다"고 지적했다.
2억3천만 명의 인구 대국인 파키스탄은 중국 일대일로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인해 대외 부채 문제에 시달리다 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이어지면서 경제가 수렁에 빠졌다.
여기에 지난해 대홍수까지 겹쳤고 정치 불안 속에 국가 주력 산업인 의류 산업 등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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