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민진당에 대한 대만 민심 이반 겨냥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회동에 반발해 고강도 대만 포위 훈련에 나서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교류와 인적 왕래의 조속한 정상화를 요구하는 강온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9일 6면에 게재한 '양안 교류와 인적 왕래를 조속히 정상화하자'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양안 오프라인 교류와 인적 왕래의 조속한 정상화, 각 영역에서의 상시적인 합작은 양안 동포들의 공통된 바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방역 완화 이후 소삼통(小三通:통항·교역·우편) 전면 복원을 추진하고, 대만 주요 상공업 단체를 초청해 합작을 논의하는 등 양안 교류·합작 회복과 확대를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대만 당국에 양안 직항 항공노선 운항 정상화도 촉구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대만 민진당은 의도적으로 양안 교류를 방해하고 있다"며 "대만은 더 많은 성의를 보여야 하며, 불합리한 각종 규제를 조속히 철폐하고 양안 교류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인민일보는 같은 날 3면에 실은 기사를 통해서는 차이 총통의 매카시 미 하원의장 회동을 강하게 비판하며 "중국은 대만 독립을 좌절시킬 강력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경고했다.
인민일보는 이 기사에서 "차이 총통이 매카시 하원의장을 만난 것은 미국에 의존해 독립을 도모하는 것이며, 대만 독립 주장을 국제적으로 선전하면서 반중 세력의 지지를 규합할 기회를 노리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중국은 대만 독립 세력의 분열 활동과 외부 세력의 '대만 카드'를 이용한 엄중한 도발에 대해 결연히 투쟁할 것이며,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해치는 행위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은 국가 통일을 추진하는 전략 태세와 환경을 조성하고, 어떠한 형태의 대만 독립 행위도 좌절시킬 강력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만 중앙통신사는 "중국이 대대적인 대만 포위 훈련에 나서면서 양안 교류와 인적 왕래 확대를 요구하는 강온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전략은 대만 집권 민진당에 대한 공세는 강화하되, 대만 민중에 대해서는 유화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민진당에 대한 대만 민심의 이반을 꾀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중국은 차이 총통과 매카시 미 하원의장의 회동과 관련, 지난 8일부터 사흘간 일정으로 대만을 사방으로 포위하는 고강도 무력시위에 돌입했다.
대만 국방부는 대만해협에서 지난 8일 중국의 군용기 71대와 군함 9척을, 9일에는 군용기 70대, 군함 11척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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