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대응 중요하지만 중소기업·개도국 유동성 공급 필요"
WB, 올해 세계경제성장 1.7%→2.0%…"中봉쇄 끝·선진국 경제 양호"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국제금융기구인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장들이 세계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전선에 따라 진영화하면서 경제와 무역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날 IMF와 세계은행의 춘계 총회 대담에서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분열이 세계 경제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세계를 하나로 묶어주는 고리들이 지난 몇 년간 약해졌고 분열이 심화하면서 지난 30년간 성장과 번영에 필요한 엄청난 동력을 창출했던 통합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무역의 분절화로 세계 총생산이 최대 7% 감소할 수 있다는 IMF 연구 결과를 언급하고서 "무역을 통한 분업이 효과적으로 힘을 받아야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가 안정이 중요한 만큼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계속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밖에 없지만 금융 부문의 안정도 중요하며 중소기업, 개발도상국과 신흥국에 필요한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게오르기에바 총재의 진단에 동의하고서 "무역이 지역별 또는 보호주의 블록으로 세분화하는 정도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가 세계화를 중단하고 되돌리는 방향으로 가면서 생산성이 낮아지고 세계 성장에 부담을 줄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수요를 억제할 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 확대가 해법이어야 한다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단기 금융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금리 인상으로 자본이 유출된 개발도상국이 채무 부담, 기후변화, 식량 가격 인상, 성장 둔화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개발도상국의 국가 채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 부문 채권자와 채권국이 모두 참여하는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16일까지 진행되는 춘계 총회에는 세계 각국의 경제장관과 전문가 등이 참여해 우크라이나 전쟁 등 세계 경제의 주요 현안을 논의한다.
지난 1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9%로 예상했던 IMF는 오는 11일 업데이트된 전망치를 발표한다.
한편 맬패스 총재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지난 1월 1.7%로 전망했던 세계 경제 성장률을 2.0%로 상향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맬패스 총재는 성장률 전망을 상향하는 이유로 중국이 코로나19 봉쇄를 해제했고, 선진국 경제가 예상보다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은행 부문의 스트레스와 유가 상승 등 최근 전개가 경제성장을 약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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