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언론 보도…러 간첩부부, 작년 12월 슬로베니아서 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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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러시아에 간첩 혐의로 구금된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에반 게르시코비치 특파원과 슬로베니아에 구금돼 있는 러시아 스파이 부부를 맞교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나시온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언론이 이런 형식의 맞교환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이들 스파이 부부가 아르헨티나 시민권을 취득한 뒤 아르헨티나 여권을 사용하여 유럽에서 활동했기 때문이다.
지난 12월에 슬로베니아에서 체포된 스파이 부부에 대해 러시아 당국은 얼마전까지만해도 언급을 회피했지만, 현재는 비밀리에 맞교환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라나시온은 전했다.
마리아 메이어와 루드비히 기슈로 확인된 이들 스파이 부부는 두 명의 자녀와 함께 아르헨티나에서 슬로베니아 수도인 류블랴나로 이주한 뒤 부인은 온라인 아트 갤러리를, 남편은 IT 스타트업 회사를 운영하면서 '업무상' 이유로 유럽 전역을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슬로베니아 정부는 외국 정보기관으로부터 이들의 스파이 활동에 대해 제보를 받은 후 지난 12월 현지에서 이들을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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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맞교환 협상은 지난달 말 슬로베니아 타니아 파뇽 외교장관이 현지 러시아 대사를 조치해 '강하게' 항의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고 라나시온은 전했다.
러시아 측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특사를 통해서 이 스파이 부부와 러시아 현지에 구금된 서방 외국인과의 맞교환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협상에 WSJ의 게르시코비치 특파원도 포함될 수 있다고 라나시온은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러시아에서 구금된 WSJ 특파원은 스파이 혐의를 뒷받침할 공개된 증거도 없이 5월29일까지 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알려졌으며, 푸틴 대통령이 그를 '협상 카드'로 사용할 것이라는 추측이 확대돼온 상황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슬로베니아의 카타리나 베르간트 담당 검사는 이들 부부가 '스파이 활동과 문서조작'으로 구속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들의 9세와 7세 아이들은 현재 슬로베니아 정부에서 보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검사는 이번 형사 재판은 기밀로 분류되어 더 이상의 정보는 제공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고 신문은 전했다.
메이어와 기슈는 현재 구금상태에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맞교환 대상이 된다면 이들이 스파이로서 얼마나 러시아에 중요한 인적자원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슬로베니아 정보기관 인사는 라나시온에 밝혔다.
sunniek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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