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대량 유출된 미국 정부의 기밀 문건에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협력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보도되자 해당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아온 이집트가 러시아에 미사일과 포탄, 탄약 등을 은밀히 공급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는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WP는 입수한 기밀 문건 중 지난 2월 17일자 1급 비밀(top secret) 문서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러시아로 운송할 로켓을 최대 4만개 생산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집트의 한 관리는 러시아로 운송할 로켓을 생산한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국영 일간 알 아흐람이 이날 전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유언비어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미국 정부는 이집트와 정기적으로 대화를 이어왔으며 이집트가 러시아에 로켓을 공급하는 계획이 실행됐다는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역시 미국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어온 UAE도 미국과 영국이 아닌 러시아 정보당국과 협력하기로 했다는 AP통신의 기밀문서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AP는 통신 감청 정보를 담은 기밀문서에 지난 1월 러시아 정보 당국자들이 UAE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며 자랑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UAE는 "명백한 허위"라고 부인했다고 NYT는 전했다.
UAE 관리들은 그동안 자국을 중립적인 중재국으로 묘사해왔는데 UAE 정부는 AP의 이번 보도에 대해 성명까지 내고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집트와 UAE는 중동 지역에서 미국과 안보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온 나라들이지만 그동안 러시아와도 친선 관계를 추구하면서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는 특정 편에 서는 것을 피해 왔다.
미 정부 관리들은 최근 동맹국에 대한 도감청 정보까지 담긴 기밀 문건이 유출된 것과 관련해 일부 문건은 조작, 날조된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진짜와 가짜가 얼마만큼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NYT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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