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차관 파견해 "긴밀한 관계 희망"…모디 총리 방문도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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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전통적 우방국인 인도에 외무차관을 보내 전후 재건 사업 참여를 제안하고, 인도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요청하는 등 '러브콜'을 보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12일(현지시간)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인도를 방문한 에미네 자파로바 우크라이나 외무차관이 인도 외무부 서방 담당 사무차관 산자이 베르마와의 회담에서 현 우크라이나 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인도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인프라 재건 사업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양측은 경제·국방·인도주의 지원·국제 현안 등에 대해 두루 논의했으며, 차기 회담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상호 편리한 날짜에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자파로바 차관은 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보내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서한을 인도 측에 전달하고, 인도와 더 강하고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려는 우크라이나의 열망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방문 기간 중 자파로바 차관은 현지 국방연구소를 방문하고, 국제문제협의회에서 연설도 했다.
자파로바 차관은 앞서 인도 방문 첫날인 10일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선 "우리는 인도가 우크라이나 문제에 크게 관여해야 한다고 믿는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중단을 위한 인도의 중재 역할을 당부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모디 총리와의 전화 통화를 요청하고 있으며, 우리는 언젠가 키이우에서 그를 맞이하기를 고대하고 있다"면서 인도 정상의 우크라이나 방문도 요청했다.
자파로바 차관의 이 같은 행보는 러시아의 전통적 우방인 인도의 관심을 자국 쪽으로 돌리려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외교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부터 인도와 긴밀한 군사·외교·경제 관계를 맺어왔다.
인도는 지난달 유엔 총회에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철군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채택될 때 중국·이란과 함께 기권하는 등 국제사회의 대러 비판 및 제재에 거리를 둬왔다.
경제적으로는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원유에 대해 가격 상한제를 시행하는 등 에너지 수입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와중에도 오히려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려 왔다.
러시아는 최근 이라크를 제치고 인도의 최대 원유 공급국으로 부상했다.
지난달 러시아는 지난해 인도로 수출한 석유 물량이 전년에 비해 22배로 급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자파로바 차관은 인도 언론 인터뷰에서 "에너지뿐 아니라 군사 자원을 포함한 모든 자원(수입선)을 다각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러시아에 의존적일 때 러시아는 늘 이를 협박 수단으로 쓴다"고 지적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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