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만의 佛대통령 국빈방문 의미도 퇴색…첫날은 '연금개혁 항의'에 연설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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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가는 곳마다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잇따르고 있다.
네덜란드 현지 경찰은 12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국립대 앞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돌진하려던 남성 1명, 여성 1명 등 시위자 2명을 공공질서 혼란 및 위협 혐의로 검거했다고 AFP, dpa 통신 등이 전했다.
소셜미디어(SNS)에 확산한 영상을 보면 마크롱 대통령이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과 함께 도착 뒤 리무진에서 내려 펨커 할세마 암스테르담 시장의 환대를 받는 과정에서 인근 시위자 2명이 마크롱 대통령이 있는 쪽으로 달려 나가다가 경호 요원들에 의해 제압됐다.
이들은 제압된 이후에도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프랑스인 시위 참가자들이 종종 부르는 투쟁가를 불렀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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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압된 이들은 즉각 경찰에 연행됐으나, 재계 인사들과 회동을 위해 암스테르담대를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이 일정을 마치고 떠날 때도 인근에서 40여명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전날 네덜란드에 도착한 마크롱 대통령은 헤이그의 싱크탱크 '넥서스 인스티튜트' 연설장에서도 난감한 상황을 맞닥뜨려야 했다. 연설을 위해 연단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객석에 미리 앉아 있던 소수의 시위자가 항의해 연설이 다소 지연됐다.
당시 이들은 연금 개혁을 언급하며 "프랑스의 민주주의는 실종됐다"고 외쳤고, 장내에 '폭력과 위선의 대통령'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프랑스에서는 정부가 지난 1월 연금 개혁 법안을 발표한 이후 노동계가 12년 만에 연합 전선을 구축해 파업과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하원 표결을 생략하는 헌법 조항을 활용해 법안 가결을 강행한 이후 평화롭게 진행되던 시위도 일부 과격해지는 분위기다.
인기를 잃더라도 국익을 위해 연금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으며, 역대 프랑스 대통령으로는 23년 만이라는 이번 네덜란드 국빈 방문 역시 그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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