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크고 위험할 것"…대만, 비상물자 비축·공동대응 모색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대만이 중국의 직접 침공보다는 경제 봉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 우호국들과 공동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고 대만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
1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만 외교부의 리춘(李淳) 정무차장(차관)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리 차관은 중국의 군사훈련을 관찰해보면 전투를 치르지 않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 보인다면서 "경제 봉쇄가 중국이 신중하게 고려하는 가능한 옵션 중 하나"라고 짚었다.
이번 인터뷰는 중국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 회동을 빌미 삼아 지난 8∼10일 대만 포위 군사훈련을 한 직후 이뤄진 것이다.
그는 "대만에 대한 경제 봉쇄가 중국이 선택할 수 있는 가능한 시나리오 중 하나이지만, 비용이 많이 들뿐더러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경제 봉쇄가 대만은 물론 중국과 무역 활동을 하는 다른 교역 상대국들과 마찰을 일으킬 수 있고, 자칫 관련국들과의 군사적 대결로 쉽게 비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은 대만을 중국 영토로 여기면서 국가 안보의 최우선 순위라고 강조한다.
그렇지만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중국의 대만 침공 때 방어 의지를 반복적으로 맹세해왔다는 점에서 유사시 미중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해리 해리스 전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은 지난 2월 미 의회에서 중국이 수년 내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 12일 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최근 중국군 훈련이 "대만 독립·분열 세력이 외부 반중 세력과 결탁해 도발한 데 대해 엄중히 경고한 것"이라며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수호하기 위해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차관은 대만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지난 2년간 주요 광물을 포함한 비상 물자 비축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확인하면서, 현재로선 "경제 봉쇄에 대한 대응 준비가 최선의 과제가 됐으며 지금은 시작 단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내년 1월 총통 선거에서 어느 당이 승리하든 미국과 대만 관계는 변할 것으로 보진 않는다면서 "미국과 장기적이고 견고하며 통합된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대만에 매우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미국과 대만 간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경제적인 필요성보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중국의 경제 봉쇄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과 FTA 협정 체결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 차관은 미국과의 관련 회담은 "연말까지 가시적인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2일 중국이 대만의 농산물·광물, 화공·섬유제품 등 중국산 2천455개 품목 수입 금지 조치가 무역장벽에 해당하는지 조사하겠다고 하자, 대만은 중국이 무역 보복을 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대만에선 총통선거를 10개월 앞두고 나온 중국의 이런 조처는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이자 경제 봉쇄 카드를 꺼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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