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비판 무시한 채 전쟁 일으킨 장본인 칭송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러시아를 방문 중인 리상푸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이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향해 훌륭한 지도자이자 세계 평화 기여자라고 칭송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세계의 비판을 무시한 것은 물론이고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에게 세계 평화에 기여했다고 한 것이다.
18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게시된 1분 28초 분량의 동영상에 따르면 리 부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대통령 각하는 러시아 국민의 사랑을 받는 걸출한 국가 지도자"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테이블 위에 놓인 자신의 수첩을 보며 "러시아 발전과 진흥을 지도해 탁월한 성과를 거뒀고, 세계 평화와 발전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공헌을 했다"고 거듭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진심 어린 경의를 표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이번 방문은 시진핑 주석의 지난달 러시아 방문에서 당신과 달성한 공감대를 실현하고 양군 관계를 공고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리 부장은 회담장에 들어서며 푸틴 대통령을 보자 거수경례를 한 뒤 반갑게 악수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과 리 부장의 이날 회담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도 배석했다.
리 부장의 이러한 발언은 중국 국방부가 17일 공개한 리 부장과 푸틴 대통령의 회담 자료에는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다.
중국 국방부는 리 부장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양국군의 군사적 상호 신뢰가 공고해지고 있다거나 협력을 강화해 세계와 지역 안보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기를 원한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미국 등 서방과는 커다란 차이를 보여준다.
ICC는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아동을 '불법적으로 이주시킨' 전쟁범죄 행위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볼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며 지난달 17일 푸틴 대통령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체포영장 발부는 정당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동영상과 관련해 중국 국방부에 논평을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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