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관 "교민들 신변안전 유의해야"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 있는 5개 한인 단체가 한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살상 무기 지원 가능성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연해주·사할린한인회와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한인회 등 5개 단체는 24일 성명에서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옛 소련권 국가 모임) 한인들은 대한민국이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을 하는 것에 찬성한다"며 "그리고 현장에서 그 누구보다 경제·사회적 피해를 보고 있음에도 대한민국 정부를 믿고 지지하며, 묵묵히 버텨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에 대한 입장을 접하며 가만히 있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깨닫고 한인 전체의 목소리를 담아 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며 "러시아와 CIS 한인들은 어떤 경우라도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9일 윤 대통령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과 관련해 "만약에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등 상황이 발생하면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무기 지원은 전쟁에 대한 특정 단계의 개입을 뜻한다"고 경고하면서 양국 간 긴장은 높아졌다.
5개 한인 단체는 "한국이 주변 강대국 사이 분쟁에 휘말려 국민이 원하지 않는 피해를 볼 수 있는 현 상황을 크게 우려한다"며 "한국 정부는 어떤 상황에도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1차 공동성명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으나 유라시아 한인회 연합회에 속한 러시아 모스크바한인회와 카자흐스탄·타지키스탄·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한인회 등 4개 단체도 추가 논의를 거쳐 조만간 2차 성명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최근 정세와 관련해 한국에 불만을 가진 현지인들과 마찰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교민들이 신변안전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요청했다.
총영사관은 공지에서 "여러 사람이 모인 곳 또는 특히 현지인들이 있는 장소 등에서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한 의견 표명이나 대화 등을 가급적 삼가 달라"며 "심야에 단독 외출 등을 지양하고 불가피한 경우 2인 이상 이동하는 등 신변안전에 최대한 유의해달라"고 밝혔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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