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러 용병 바그너그룹 수단사태 개입에 경고…"사태 악화"

입력 2023-04-25 01:43   수정 2023-04-25 11:55

美국무, 러 용병 바그너그룹 수단사태 개입에 경고…"사태 악화"
"매우 우려, 더 많은 죽음 가져올 것"…"수단 군부에 휴전 확대 압박"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수단 사태 관여에 우려를 표명하며 강하게 경고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국무부에서 알프레드 무투아 케냐 외교장관과의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바그너그룹의 수단 내 군벌 간 무력 분쟁 관여 여부에 대한 질문에 "우린 수단에서 바그너그룹 관여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답했다.
그는 "그것은 수단에서 더 많은 죽음과 파괴를 가져오는 요소로, 더 이상 개입하지 않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많은 다른 국가들도 그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바그너그룹 개입이 사태를 악화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해 전쟁 장기화에 일조하고 있는 바그너그룹이 수단 무력 분쟁에도 관여해 사태를 키울 것을 우려하며 경고음을 울린 것이다.
아랍 문화권과 아프리카의 교차 지역으로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수단이 서방과 러시아, 중국, 중동 등의 영향력 다툼의 장으로 변질한 가운데 러시아는 바그너그룹을 파견해 수단 군부를 지원해 왔다.
무투아 외교장관도 회견에서 중동 국가들이 개입하고 있다면서 "우린 외부 세력에게 수단을 내버려 두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국가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수단 사태에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수단에서는 지난 15일 정부군과 반군인 신속지원군(RSF) 간의 무력 충돌이 발생해 지금까지 400여 명이 숨지고 3천700여 명이 다쳤다.
수단이 혼란에 빠지자 각국은 자국민 철수 작전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한국도 현지에 고립됐던 교민 28명을 이날 성공적으로 대피시켰다.
이어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수단 군부 지도자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휴전 확대를 압박하고 있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영사업무 재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전날 항공기를 동원해 자국과 타국 외교관 약 100명을 에티오피아로 대피시키고 수도인 하르툼 주재 대사관을 일시 폐쇄한 바 있다.
그는 미 시민권자 대피에 소홀하다는 지적에는 수단에 거주하는 미 시민권자 상당수가 이중국적자로, 현재 수십명이 수단을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다면서 이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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