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화 北인권대사 "북한 인권 문제, 핵 문제와 병행해 다뤄야"

입력 2023-04-25 10:46  

이신화 北인권대사 "북한 인권 문제, 핵 문제와 병행해 다뤄야"
"인권은 北 아킬레스건…국제사회 원칙적이고 지속 가능한 협력 필요"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이신화 북한인권대사는 24일(현지시간) 북한의 핵 문제와 인권 문제를 별개로 취급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신화 대사는 이날 미 스탠퍼드대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소장 신기욱 교수)가 '북한 인권에 대한 전망-보편적 가치와 지역 안보'를 주제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북한 핵 프로그램과 인권 문제는 종종 별개로 취급돼 북한 인권에 대한 우려는 무시돼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경제적 도전, 식량 부족, 정보 통제, 외교적 고립 등은 모두 북한 인권과 상호 연관돼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 정권의 무모한 핵 위협과 인권 유린은 모두 체제 유지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핵 도발은 외부 요인에 의한 것인 반면, 인권 침해는 공포와 억압을 통해 내부 통제를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한국과 미국, 유럽 등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와 핵 문제를 병행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며 "자유와 민주주의, 기본권에 기반한 인권 문제는 북한 정권의 가장 약한 고리이자 아킬레스건"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사는 "인권 개선은 단순히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고, 국제사회 간의 통일되고 원칙적이며 지속 가능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를 강조함으로써 남북 관계의 평화 담론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북한 인권 문제는 자유, 민주주의, 통일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측면이며, 이들과 분리해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북한 인권 문제를 국제 사회의 이슈로 부각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참석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몽골 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임 당시 미국이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했으면 국제 문제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들은 사진 찍는데에만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텍사스A&M대 부시 정부 및 공공서비스 스쿨의 앤드류 내치어스 교수는 북한이 여전히 출신 성분에 따라 식량을 배급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인권상황이 더욱 열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중국이 북한에 식량을 지원할 때 이 출신 성분에 따른 배급을 폐지하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aejong75@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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