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손맞잡은 한미, 글로벌 원전 진출 '청신호'

입력 2023-04-27 10:06   수정 2023-04-27 10:13

[한미정상회담] 손맞잡은 한미, 글로벌 원전 진출 '청신호'
'2035년 630조 시장' 차세대 소형원전 SMR 공동사업 가속화
'체코수출 제동' 해결은 아직…"수출통제·지재권 상호존중" 언급만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한미 정상이 원자력 에너지를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의 '중요 요소'로 규정하고 세계 민간 원자력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공동으로 표명했다.
양국 정상이 외교·안보 중심의 한미동맹을 원전 분야를 포함한 '첨단 기술 동맹'으로 격상시킨 가운데 향후 국제 원전 시장에서 차세대 에너지 공급원으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자로(SMR)을 중심으로 한미 기업 간 협력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미 정상은 26일(현지시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에너지 안보 위기 극복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의 중요한 요소로서 원자력 에너지의 중요성을 확인했다"며 "재원 조달 수단을 활용하고, 수원국(원전 발주국)의 역량을 강화하며 보다 회복력 있는 원자력 공급망을 구축함으로써 세계적인 민간 원자력의 책임있는 개발과 배치를 증진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두 정상은 "원자력 에너지를 포함한 청정 전력 비중을 현저히 확대한다"는 내용도 성명에 담으며 미국과 한국 모두 자국 내에서 원전 시장을 키워나가겠다는 방향성을 선명히 드러냈다.
한미 정상이 원전 공급 확대에 의기투합함에 따라 유연한 원자력 에너지 공급원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SMR을 중심으로 한 한미 기업 간 협력에 더욱 양호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SMR은 발전용량 300MW(메가와트) 정도의 미니 원전이다. 일반적 대형 원전 1기의 발전용량 1천MW의 3분의 1 수준이다.
원자로, 가압기, 증기 발생기 등이 분리되지 않고 일체형으로 된 소형 구조여서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경제적인 SMR은 대량의 냉각수가 필요해 주로 바닷가에 건설되는 일반 원전과는 달리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설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SMR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차세대 청정 에너지 공급원 중 하나로 주목을 받으면서 한국은 물론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 세계 각국이 관련 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경쟁적으로 뛰어든 상태다.
미래 사회를 위한 투자에 적극적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SMR 개발사인 테라파워를 설립하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세계적으로 SMR은 환경과 산업 측면 모두에서 뜨겁게 관심을 받는 분야가 됐다.
영국 국가원자력연구원(NNL)은 2035년 세계 SMR 시장 규모가 63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경제포럼(WEF)은 SMR 시장이 2040년까지 매해 2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설계 기술에서 강점을 가진 미국과 원전 건설·운영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진 한국은 세계 SMR 시장 진출을 위한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어 한미 양국이 손을 잡았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
이미 한미 양국 기업 사이에 다양한 SMR 분야 협력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미 사업이 상당한 진척을 보인 사례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000720]과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은 이달 우크라이나 원자력 공사와 에너지 인프라 재건을 위한 SMR 건설 협약을 체결했다. 2029년까지 우선 파일럿 프로젝트로 160MW급 SMR 1기를 건설하고, 추가로 20기를 신속하게 건설하기로 했다.
미국 홀텍사는 미국 에너지부의 '차세대 원자로 실증 프로그램'에 선정된 SMR-160 모델을 개발했다. 현대건설은 이 제품의 설계·구매·시공 독점권을 확보했다.
윤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새로운 계획이 대거 공개되면서 한미 기업 간 SMR 협력은 한층 가속하는 모습이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의 테라파워와 쇼듐냉각고속로 기반 4세대 SMR 건설·운영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두산에너빌리티[034020]도 박지원 회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미국 뉴스케일파워, 한국수출입은행과 세계 시장 SMR 보급을 위한 기술·금융 및 제작·공급망 지원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뉴스케일파워의 SMR 모델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 심사를 최초로 마치는 등 전 세계 모델 중 상용화 단계에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미 정상이 이번 회담을 통해 원자력 협력 분야에서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원전 수출 활성화를 통한 원전 생태계 복원과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윤석열 정부에는 보다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측면도 있다.
다만 한미 간 협력의 물꼬가 트인 민간 주도의 SMR과 달리 한국 원전 산업 생태계에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차세대 한국형 원전(ARP1400)의 수출을 둘러싼 한미 기업 간 지식재산권 분쟁은 여전한 상태다.
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한국형 원전을 둘러싼 소송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달 한수원의 체코 원전 수출 신고를 반려했다.
표면적으로는 수출 가부 결정이 아니라 '외국 기업'인 한수원이 아니라 '미국 기업'인 웨스팅하우스가 수출 통제와 관련한 수출 신청을 해야 한다는 각하에 가까운 취지였지만, 실질적으로 미국 정부가 한수원의 체코 원전 수출에 제동을 걸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수원의 체코 원전 수출 문제와 관련한 미국 측의 가시적인 태도 변화도 기대됐으나, 아직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각국의 수출 통제 규정과 지식재산권을 상호 존중한다"는 원론적 내용을 언급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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