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어디까지…美·EU·日 심사만 남아

입력 2023-04-30 07:00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어디까지…美·EU·日 심사만 남아
EU, 8월초까지 2단계 심층심사…이후 미국 결론 낼듯
"올해 하반기엔 가능" …"내년 상반기는 돼야"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15년 만에 마무리되면서 또 다른 '대규모 기업결합'인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합병 상황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국가 중 한국을 비롯한 11개 국가에서 심사를 마쳤고, 현재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경쟁당국의 심사를 받고 있다.
이들 국가는 기업결합 신고를 반드시 해야 하는 '필수신고국'으로, 이 관문을 넘으면 두 항공사의 합병 절차는 마무리된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8월 대한항공으로부터 심층조사 관련 자료를 제출받은 데 이어 그해 11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심사 기간을 연장한 바 있다. 심사 기한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대한항공은 조만간 미국 경쟁당국이 결론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
EU는 1단계(예비) 심사를 진행한 뒤 지난 2월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가 2단계 심사에 착수한 상태다. 경쟁 제한 우려와 관련해 대한항공의 시정 조치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심층 심사를 하는 것이다. 심사 기한은 오는 8월 3일이다.
일본과는 시정 조치와 관련한 본 심사 이전 단계인 사전 협의를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내 협의를 마치고 정식 신고를 하면 30일 이내로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EU와 일본의 심사 추이를 지켜본 뒤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두 항공기업 간 합병 여부의 윤곽이 드러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EU가 여느 국가보다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는 만큼 합병 절차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대한항공은 합병 마무리 시점에 대해 말을 아끼며 "미국, EU, 일본 경쟁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이어 나가며 기업결합의 조속한 승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EU 등의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독과점 우려 완화 방안으로 해외 공항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을 외항사에 넘겨줘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의 항공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신규 항공사에 슬롯을 제공하는 것은 신규 진입 항공사가 경쟁할 기반을 보장해주기 위한 조치"라며 "국내외 경쟁당국이 기존 경쟁환경을 복원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매우 일반적인 시정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앞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2021년 1월 14개국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이후 튀르키예(2021년 2월), 대만·태국·필리핀(2021년 5월), 말레이시아(2021년 9월), 베트남(2021년 11월), 한국·싱가포르(2022년 2월), 호주(2022년 9월), 중국(2022년 12월), 영국(2023년 3월) 등 11개국이 결합을 승인하거나 심사·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심사를 마쳤다.
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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