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사상 초유로 치러진 독일의 수도 베를린시 재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중도우파 성향의 기독민주당(CDU) 소속 카이 베그너 신임 시장이 27일(현지시간) 취임했다.
좌파에 대한 지지가 강한 베를린에서 기민당 소속 시장이 탄생한 것은 2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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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그너 시장은 이날 베를린 시의회에서 3차례 시장 선출 투표를 반복하는 굴욕 끝에 가까스로 시장직을 넘겨받았다.
그는 이날 시의회에서 이뤄진 3차 투표에서 찬성 86표를 얻어 시장으로 선출됐다. 반대는 70표였다. 앞서 1차 투표에서는 찬성 71표, 반대 86표로, 2차 투표에서는 찬성 79표, 반대 79표로 시장 선출이 부결된 바 있다.
베그너 시장은 앞서 집권했던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PD)과 대연정 연립정부를 구성했기 때문에, 연립정부를 구성한 기민당과 사민당 소속 의원들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면 처음부터 86표를 얻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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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립정부 구성에 대한 불만이 내부에서조차 가라앉지 않으면서 이날 베그너 시장은 2차례나 시장 선출이 부결되는 굴욕을 겪었다.
대연정 시정부는 행정개혁, 주택건설과 기후보호 가속화, 경찰 장비 개선 등을 통해 베를린이 안전하고, 행정서비스가 잘 작동하는 수도가 되도록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대연정 시정부는 또 기후보호에 100억 유로를 투자해 독일 전체가 목표로 하는 2045년보다 조기에 기후 중립을 달성하고 근거리 대중교통을 확장하는 한편, 한 달에 29유로(4만1천700원)에 제공하는 대중교통 무제한 티켓은 계속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기민당과 사민당은 시 정부에서 각각 5명씩 장관 자리를 채우기로 합의했다. 두 정당은 정당 내부에서 표결을 거쳐 본격적으로 새 정부를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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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그너 시장은 이날 동서독 통일 후 첫 여성 베를린시장으로 재임하다 사상 초유의 재선거 끝에 기민당에 시장 자리를 내주게 된 프란치스카 기파이 시장에게 직을 넘겨받고, 신임 정부 장관들을 임명했다. 기파이 전 시장은 새 정부에 경제장관으로 합류하기로 했다.
베를린시에서 기민당과 사민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대연정이 꾸려진 것은 2001년 이전 대연정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기민당 소속 에버하르트 티프겐 시장이 이끌었던 대연정은 베를린시 은행 스캔들이 터지면서 끝났다. 당시 베를린시가 소유한 은행이 도산하면서 베를린시는 이후 수십억 유로의 재정적자를 감당해야 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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