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측근들과 수십 차례 통화하며 정계 복귀 의지 보여
![](https://img.wowtv.co.kr/YH/2023-04-28/PRU20230410215601009_P2.jpg)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난 괜찮아요. 마음 같아서는 당장 내일 아침 퇴원하고 싶지만, 의사들이 신중해야 하다고 해서 며칠 더 기다려야 합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6) 전 이탈리아 총리가 측근들에게 5월 초 퇴원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지난 5일 호흡 곤란을 겪은 뒤 이탈리아 북부 도시 밀라노에 있는 산 라파엘레 병원으로 이송돼 3주 넘게 치료받고 있다.
그는 만성 골수 백혈병(CML)에 따른 폐 감염 진단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고비를 넘긴 그는 지난 16일에는 중환자실에서 나와 일반 병실로 옮기는 등 빠르게 건강을 회복했다.
최근에는 병실에서 측근들과 수십 차례 전화 통화를 하며 정계 복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 우파 성향의 전진이탈리아(FI)에서 하원 원내총무를 맡은 파올로 바렐리는 지난 26일 밤 11시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바렐리는 전화를 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병실에 있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그의 목소리가 평상시와 다름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건강 상태에 대한 질문을 거의 무시한 채 의회 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FI 소속인 안토니오 타야니 외무장관도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하루에도 여러 차례 통화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측근들과 통화에서 "5월 초에는 반드시 퇴원할 것"이라고 말해 자신의 정계 복귀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그가 5월 초 퇴원 의사를 밝힌 것은 5월 5∼6일 밀라노에서 열리는 FI 전당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건설업체와 미디어 기업을 거느린 이탈리아 최고의 재벌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뒤 1994∼2011년 사이 총리를 세 차례나 지냈지만 뇌물, 횡령, 성 추문 등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다.
2011년에는 미성년자와의 성 추문 의혹과 이탈리아 재정 위기 속에 총리직에서 불명예 퇴진했고, 2013년에는 탈세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아 상원의원직을 박탈당했다.
재기에 나선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지난해 9월 조기 총선에서 10년 만에 상원의원에 당선되며 화려하게 정치 일선에 복귀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대표인 FI는 집권 연정에 속해 있지만 그는 현 정부에서 별다른 직책을 맡지 않고 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