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SG발 폭락사태' 늑장 대응 논란…뒤늦은 공조 체계

입력 2023-04-30 06:12  

금융위, 'SG발 폭락사태' 늑장 대응 논란…뒤늦은 공조 체계
금감원에 사태 터지고 자료 공유…공매도 의혹·대주주 관련성도 수사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임수정 기자 =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5일 만에 진정됐지만 금융위원회의 늑장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금융위는 이달 들어서야 일부 종목에 작전 세력이 개입했다는 정황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조사 착수에도 시간이 걸리자 이를 틈 타 세력들이 대규모로 주식을 처분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사태 징후 이달 초 인지…느린 대응 속 시총 7.8조 증발
30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달 초 언론사 제보 등으로 이번 사건 징후를 처음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4월 초에 인지가 돼 금융위원회가 먼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SG증권발 폭락 사태 관련 인지 시점에 대해 "제가 들은 건 아주 최근"이라고 말했다.
SG증권발 매물 폭탄에 연일 급락세를 탔던 8개 종목 중 상당수에 대해 시장에서는 작년부터 이미 '작전설'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왔음에도 금융위의 인지 시점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더기 하한가 사태를 빚은 다올투자증권·다우데이타·대성홀딩스·삼천리·서울가스·선광·세방·하림지주 등은 모두 유동성이 적어 본래 주가 변동성이 그리 크지 않았지만 최근 큰 폭으로 상승했다.
대성홀딩스[016710] 주가는 최근 꾸준히 우상향하며 지난달 말 종가 기준 13만7천200원을 기록했는데, 지난 2021년 말 4만7천100원에서 1년 3개월 새 3배가량 오른 것이다.
지난 달 기준 삼천리[004690] 주가는 51만5천원으로 2021년 말 종가(9만800원) 대비 6배가량, 세광은 같은 기간 1만1천950원에서 4만6천원으로 4배가량 상승했다.


통상 금융위는 중대한 사안의 경우 금융감독원과 공동 조사를 벌인 뒤 패스트트랙(신속 수사전환)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긴다.
그러나 금융위는 이번 제보 자료들을 쥐고 있다가 사태가 터지고 나서야 금감원에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가 처음 인지를 했을 때 금감원이나 남부지검과 같이 달려들었으면 더 효과적이었을 수 있다"며 "초기 판단을 어떻게 했는지 구체적으로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시간이 지체되면서 이슈가 터져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금융위가 사안의 성격이나 크기를 조금 더 빨리 판단할 필요가 있었을 것 같다"며 "판단 미스인지 다른 속사정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조사 본격 착수까지 시간이 지체되면서 당국의 움직임을 눈치챈 주가 조작 세력들이 물량 처분에 나서 주가 폭락 사태가 빚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폭락세를 거듭한 8개 종목의 지난 28일 기준 시가총액은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 21일 대비 7조8천492억9천만원 급감했다.
금융위가 더 신속하게 대응했더라면 '끝물'에 들어갔던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는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일단 사안이 중하니 압수수색 권한이 있는 금융위 자본시장조사총괄과가 먼저 나섰던 것"이라며 "금감원과 남부지검 협력을 받아 실시간으로 자료를 공유해왔다"고 설명했다.


◇ 통정거래 입증이 관건…폭락 전 공매도 급증 조사
이번 사태는 결국 검찰과 금융당국이 합동수사팀을 구성하기로 하면서 본격 수사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지난 28일 금융위와 금감원의 수사·조사 인력이 참여하는 합동수사팀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매수·매도가를 정해 사고팔며 주가를 띄우는 통정거래가 있었는지를 규명해 내는 게 수사 핵심으로 꼽힌다.
이번 주가 조작 혐의 세력이 1천여명의 투자자를 모집한 것으로 알려진 데다가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주가를 끌어올렸기 때문에 혐의 입증에 상당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공매도 세력 연루 가능성, 대주주의 사전 인지 여부 등도 수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현재 주가 폭락 전 일부 종목들에 대한 공매도가 급증한 경위 등을 살펴보고 있다.
선광[003100]의 경우 평소 10주 미만이었던 공매도 물량이 폭락 직전인 지난 19일 4만주 이상 나오는 등 이상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하한가의 시작점이 어디인지와 더불어 매도 과정에서 공매도 세력과 연계가 있었는지 등을 점검 중"이라고 말했다.
하한가를 맞은 8개 종목 대주주 등이 주가 조작 여부 등을 사전 인지하고 있는지도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폭락 사태 직전 다우데이타[032190] 보유 주식을 처분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익래 회장은 지난 20일 시간외매매로 다우데이타 140만주(3.65%)를 주당 4만3천245원에 처분해 605억원을 확보했다.
서울가스[017390] 김영민 회장도 지난 17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주당 45만6천950원에 10만주를 팔았다고 공시했다. 매도 금액은 456억9천500만원에 이른다.
이중명 전 아난티[025980] 회장도 주가조작 세력에 연루돼 자신도 피해를 보고 다른 투자자도 끌어들인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과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세력으로 의심받는 H투자컨설팅업체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과 관계자 명의 업체, 주거지 등을 전방위 압수수색한 자료를 들여다보고 있다.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president21@yna.co.kr, sj99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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