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임원 '괴롭힘' 조사 시기에 '스톡그랜트' 논란…징계않다가 뒤늦게 대기발령
사측 "재직기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작년 성과 평가해 해당 임원도 지급"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확인하고도 묵인해 논란을 빚어온 포스코홀딩스가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에게 수천만 원 상당의 스톡그랜트(stockgrant)를 안긴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올 3월 31일 회장 등 임원 28명에게 자사주 상여금, 이른바 스톡그랜트를 지급했다고 지난달 7일 공시했다.
스톡그랜트는 회사가 보유한 주식을 임직원에게 무상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이들 임원에게 돌아간 스톡그랜트는 모두 2만7천30주다. 지급 당일 처분가로 주당 36만8천원씩, 총액으로 치면 약 99억4천만원에 달한다.
스톡그랜트를 받은 임원 중에는 당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받던 A임원도 포함됐다. A임원은 자사주 100여주를 받았는데, 현금 가치로는 수천만 원 규모다.
포스코홀딩스가 스톡그랜트를 지급하고 공시한 시기는 A임원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돼 피해를 호소한 직원 여러 명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감사 기능 부서에서 가해 사실을 확인해 최 회장에게 징계를 건의한 시점과 겹친다.
징계 문제가 거론됐을 법한 시기에 포상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비판 소지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정우 회장은 당초 A임원에 대해 징계 입장을 보였으나, A임원의 상관인 B임원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 징계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B임원과 A임원은 동문 사이로 알려져 있다. B임원도 이번에 스톡그랜트로 포스코홀딩스 주식 수백주를 받았다. 현금으로 치면 1억원이 넘는 액수다.
포스코홀딩스는 연합뉴스가 지난달 A임원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 등에 대한 취재에 나서자 뒤늦게 대기발령 조치를 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홀딩스 측은 "포스코그룹은 2021년 12월 이사회에서 스톡그랜트 제도 도입을 결정했다"면서 "이는 임원들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고자 재직기간 중에는 회사 주식을 의무보유토록 유지해 임원보상과 주주와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고자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3월 이사회에서 지난해 임원 성과 지표 등 내부 기준에 따라 지급하기로 최종 확정해 지급했고, 해당 임원도 대상이었다"고 덧붙였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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