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3주째로 접어든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간의 무력 충돌로 인한 인도주의적 위기가 재앙으로 바뀌고 있으며, 문제가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80만명 이상이 국경을 넘어 대피할 수 있다고 유엔이 전망했다.
아브두 디엥 유엔 수단 인도주의 조정관은 1일(현지시간) 회원국 대상 화상 브리핑에서 "수단의 파괴적인 분쟁이 2주를 넘어서면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전면적인 재앙으로 바뀌고 있다"고 상황을 진단했다.
그는 이어 "민간인들은 수단 내에서 분쟁의 영향이 덜한 곳으로 피신하거나, 인근 국가로 넘어가고 있다"며 "국경을 넘어서는 위기의 역내 전파는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고 말했다.
라우프 마조우 유엔난민기구(UNHCR) 고등판무관보는 지금까지 7만3천여명의 수단 주민이 국경을 넘어 남수단, 차드, 이집트,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리비아 등 이웃 국가로 도피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위기를 신속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이 안전과 기본적인 지원을 찾아 피란길에 오를 수밖에 없다"며 "관련 국가 및 파트너들과 협의 결과 이들 7개 이웃 국가로 81만5천명 이상이 피신할 수도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 추정치에는 수단인 58만명과 수단에 피신해 있는 남수단 등에서 온 난민도 포함되어 있다.
수단 군부 지도자인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신속지원군(RSF) 사령관은 2019년 쿠데타를 일으켜 30년간 장기 집권한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을 축출하고 2021년에는 과도 정부를 무너뜨리며 권력을 장악했다.
그러나 이들은 민정이양 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드러내며 반목하기 시작했고, RSF의 정부군 통합 문제를 둘러싼 갈등 끝에 지난달 15일부터 무력 충돌했다.
여러 차례 휴전 합의까지 깬 양측의 치열한 교전으로 지금까지 500명 이상이 사망했고, 4천여명이 부상했다.
또 전쟁의 포화 속에 각국이 현지에 체류해온 외교관과 자국민 수천 명을 대피시켰고, 격전지인 수도 하르툼 등에서 숨어지내던 현지인들도 대거 피란길에 올랐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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