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종교자유위원회 "北 종교상황 세계 최악…신앙행위를 정치범죄로 간주"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연방기관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1일(현지시간) 북한을 포함해 17개 국가를 종교자유 특별우려국(CPC)으로 지정할 것을 미국 정부에 권고했다.
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연례보고서를 통해 "이들 정부가 종교 및 신앙의 자유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이며 심각한 침해에 관여하거나 용인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CPC 지정 권고 대상 국가는 북한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쿠바 등 17개 국가다.
이 가운데 북한 등 12개국은 국무부가 지난해 12월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한 국가다.
국무부는 1998년 제정된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각국의 종교 자유를 평가하고 특별우려국, 특별감시국 등으로 지정하고 있다. 북한은 21년째 매년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되고 있다.
위원회는 이 12개 국가에 더해 아프가니스탄, 인도, 나이지리아, 시리아, 베트남 등 5개 국가도 CPC로 지정할 것을 권고했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북한에 대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022년에도 북한의 종교 상황은 여전히 세계 최악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일성·김정일주의는 종교를 위협으로 취급하고 있으며 유일 영도체제 구축을 위한 북한의 10대 원칙이 종교의 자유를 조직적으로 부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종교인을 적대적 계급으로 분류, 차별·처벌·고립·처형이 될 수 있는 국가의 적으로 대우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기독교가 특히 북한의 종교적 박해에 취약하다면서 국제변호사협회 전쟁범죄 위원회 및 북한인권위원회(HRNK)를 인용해 "온성 수용소에 수용된 적이 있는 사람은 수용소의 50~60%가 기독교인이거나 기독교와 접촉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 당국은 신앙 행위를 정치적 범죄로 보고 수감자들을 심각한 고문과 살해 등 가혹한 처벌을 하고 있다"면서 "기독교 박해의 주범은 북한 안전보위부"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북한에 대한 CPC 재지정과 함께 "안보와 인권을 미국 정책과 대북 양자 협상에서의 상호 보완적 목표로써 통합하라"고 권고했다.
위원회는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는 종교의 중국화 정책을 계속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중교 단체에 중국 공산당의 통치와 이념을 지지할 것을 요구했다"면서 "중국의 종교 자유 상황은 더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USCIRF는 미국 대통령과 국무부 장관에게 세계 각국의 종교의 자유 증진 관련 외교 정책을 권고하기 위해 미국 의회가 설립한 독립적인 연방 기관이다.
이 위원회는 지난해에도 북한 등 15개국을 CPC로 지정할 것을 국무부에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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