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스타들 'SNS 홍보' 논란 계기…"29년만의 대대적 점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오스카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1일(현지시간) 내년 시상식부터 적용할 홍보 규정을 확정해 발표했다.
AMPAS는 "아카데미 수상 자격이 있는 영화와 관련해 영화사와 개인 회원들이 영화와 성과 등을 어떻게 홍보할 수 있는지 명시한 규정"이라며 "1994년에 (규정이) 개시된 이래 가장 대대적인 점검을 거쳤다"고 밝혔다.
새로 정비된 규정은 영화 홍보와 관련된 사적인 행사나 모임,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공개 홍보, 영화 상영회 개최 횟수 등에 관한 원칙을 명시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개별 배우나 아카데미 회원들이 오스카 투표권이 있는 지인들을 대상으로 특정 영화를 알리는 사적인 행사나 모임을 열 수 있지만, 이 행사에서 금전적인 가치가 있는 물품을 제공해서는 안 되고, 행사 개최에 영화사의 자금 지원도 받지 못하게 했다.
또 아카데미 회원이나 영화사 등이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영화를 홍보할 수는 있지만, 투표 결정이나 선호도, 전략 등을 언급하거나 수상 자격 요건 등을 논하지는 못하게 했다.
아울러 배우나 영화사가 주최하는 특정 영화의 상영회 횟수는 후보 지명 전까지 최대 4회로 제한했다.
아카데미의 이번 홍보 규칙 정비는 지난해 여우주연상 후보였던 영국 여배우 앤드리아 라이즈버러와 관련해 불거진 논란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고 미 연예매체 데드라인 등은 전했다.
지난해 흥행 성적이 2만7천달러(약 3천600만원)에 불과한 인디영화 '투 레슬리'의 배우 라이즈버러가 후보로 지명된 것을 놓고 이 영화 감독의 아내이자 배우인 매리 매코맥이 친분이 있는 배우들에게 연락해 입소문을 내달라고 요청하는 등 부정한 홍보 활동을 펼쳤다는 논란이 일었다.
실제로 매코맥과 가까운 케이트 윈즐릿, 수전 서랜던, 제니퍼 애니스턴 등 많은 스타 배우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쳤고, 라이즈버러는 아카데미 배우 지부 회원들의 막판 득표에 성공하면서 여우주연상 후보에 깜짝 지명됐다.
당시 아카데미는 라이즈버러 측의 홍보 활동이 실격 사유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관련 규정을 정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96회 오스카상 시상식은 내년 3월 10일에 열린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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