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 교수 "미국 은행 절반 파산 가능성" 경고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백악관 선임 경제학자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은행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의 멤버인 헤더 부셰이는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단독 인터뷰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려고 금리를 올리고 있는데, 은행 부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부셰이의 발언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큰 이틀 일정의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시작된 날 나왔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이 은행들이 보유한 채권 가치를 떨어뜨려 재무구조를 악화시켰으며, 적은 이자에 불만을 느낀 예금주들이 다른 기관의 고금리 상품으로 몰려가는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사태)을 촉발했다는 진단이 많았다.
부셰이는 여야의 연방정부 부채한도 조정을 둘러싼 대치와 관련해 공화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 경제를 가지고 놀이를 해선 안 된다"면서 부채 한도를 늘리는 조건으로 정부 지출 삭감을 요구하는 공화당에 조건 없는 한도 상향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최근 미국 내 3개 은행의 파산 등에 따른 후속 조치로 예금자 보호 정책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현재 최대 25만달러(약 3억4천만 원)까지인 예금자 보호 한도를 늘리는 방안과 모든 예금의 보호 한도를 없애는 방안, 예금별로 한도를 달리하는 방안 등 3가지 선택지가 검토되고 있다.
이 가운데 FDIC는 기업 결제계좌에 대해 한도를 다른 예금보다 높여주는 마지막 방안에 무게를 싣고 있는데, 3가지 모두 의회의 조치가 필요하다.
현재 미국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전체 예금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가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닌 것으로 추산되며, 불안을 느낀 예금주들의 중소은행에서 대형은행으로 예금을 옮기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C)이 잇달아 파산했지만, 은행 위기는 이제 시작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심지어 미국 은행 4천800곳 가운데 절반이 파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한층 암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금융 전문가 아미트 세루 교수는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세루 교수는 "은행 2천315곳이 부채보다 적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들 은행 대출 포트폴리오의 시장 가치는 장부 가치보다 2조 달러 낮다"고 추산했다.
그는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가장 취약한 은행 10곳 중 한 곳은 자산이 1조 달러가 넘는 글로벌은행이며, 다른 3곳은 대형은행이라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퍼스트리퍼블릭의 신용등급을 투기 등급 B+에서 더 낮은 CC로 강등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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