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美 노동시장…4월 민간고용, 9개월만에 최다

입력 2023-05-03 23:25  

헷갈리는 美 노동시장…4월 민간고용, 9개월만에 최다
구인건수 줄었는데 고용은 전망치 2배 이상…임금상승은 둔화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식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미국의 노동시장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지표가 나왔다.
민간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4월 민간 기업 고용이 전월보다 29만6천 개 증가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달 증가폭은 전월(14만2천 개)의 두 배 이상으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3만3천 건)를 크게 상회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최대폭 월간 증가다.
'깜짝' 고용 증가를 주도한 것은 한 달간 15만4천 개의 일자리를 늘린 레저·접객업이다. 교육·의료 서비스(6만9천 개)와 건설업(5만3천 개)에서도 고용 증가폭이 컸다.
반면 최근 잇따른 지역은행 붕괴 사태 여파로 금융업 일자리는 2만8천 개 감소했고, 제조업도 3만8천 개의 일자리 감소를 기록했다.
이날 결과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년간 급격히 기준금리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노동시장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다는 뜻이다.
전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3월 민간 기업들의 구인 건수가 3개월 연속 감소해 거의 2년 만에 최저치를 찍으면서 노동시장 과열이 식고 있음을 시사한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기술기업들을 시작으로 대규모 정리해고가 여러 분야로 확대되고 있지만, 동시에 식당, 술집 등들은 고용을 크게 늘리고 있다는 모순적인 상황이다.
이러한 결과는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 직전에 나와 인플레이션 억제와 경기침체 우려 사이에서 고심 중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고민을 더욱 깊게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ADP 발표에도 노동시장 과열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부작용이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지난달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은 전년 동월보다 6.7% 증가해 뚜렷한 하락세를 이어갔고, 직장을 옮긴 이직자들의 임금은 전년 동월보다 13.2% 늘어나 2021년 11월 이후 최소폭 증가를 기록했다.
ADP 수석이코노미스트 넬라 리처드슨은 "급여 증가폭의 둔화는 지금 노동시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면서 "고용주들이 공격적으로 채용하고 있지만, 동시에 임금 상승폭을 억제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firstcir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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