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美, 크렘린궁 공격과 무관…배후 주장은 뻔뻔한 거짓말"(종합)

입력 2023-05-05 04:47   수정 2023-05-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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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美, 크렘린궁 공격과 무관…배후 주장은 뻔뻔한 거짓말"(종합)
"솔직히 무슨 일 있었는지 몰라…'美 vs 러' 프레임" 러 자작극 의심



(서울·워싱턴=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이상헌 특파원 = 미국은 러시아가 크렘린궁이 드론(무인기)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그 배후로 미국을 지목한 데 대해 "명백하고 뻔뻔한 거짓말"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 일에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2일 밤 우크라이나가 크렘린궁을 드론으로 공격했다면서 "이 테러 행위에 대한 결정은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미국이 내리는 것을 알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실행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페스코프는 "미국이 종종 표적을 지정하는 것도 알고 있다"며 "미국은 우리가 이를 안다는 것을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러시아는 이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생명을 노린 테러로 간주, 적합한 시기와 장소를 골라 보복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커비 조정관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페스코프의 거짓말과 달리 어떤 식으로든 미국이 이번 일에 연루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그것은 거짓말일 뿐이며, 이는 매우 명확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크렘린 피격 주장과 관련해 러시아 측과 소통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가 그렇게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번 일을 공식적으로 조사하고 있진 않지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아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커비 조정관은 CNN과 MSNBC 방송에도 출연해 "우린 우크라이나가 그들 국경 밖으로 공격을 가능하게 하지도, 권고하지도 않았다"고 러시아 주장을 거듭 일축했다.
그는 "미국은 크렘린궁에 대한 드론 공격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에 관한 정보가 없다"고 했고, 나아가 "솔직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알지 못한다"고 말해 크렘린궁이 피격됐다는 주장이 러시아의 의도된 거짓말일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지난 48시간 동안 푸틴은 우크라이나에 순항미사일과 드론 등의 공격을 퍼부었고, 어제 23명의 무고한 시민이 주거지에서 숨졌다"며 "이들은 의도적으로 폭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거지를 공격하면서 숱한 민간인이 희생된 데 대한 국제적인 비난이 일자 이를 덮으려 국면 전환을 시도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인 셈이다.
커비 조정관은 브리핑에서도 "러시아는 처음부터 이 전쟁을 서방 대 러시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 러시아, 미국 대 러시아의 싸움으로 그리려 했다"며 "이번 일은 푸틴이 그런 프레임을 씌우려는 것에 완벽히 들어맞는다"고 언급했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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