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양경숙 의원실 분석…대위변제 3분의 2, 수도권에 집중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역전세난과 전세사기 등으로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지난 4년 3개월간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HF)가 세입자 대신 갚아준 전세자금보증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HF에서 제출받은 전세자금보증 대위변제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HF의 대위변제액은 1조190억원(2만5천827건)에 달했다.
HF가 운용하는 전세자금보증은 세입자가 은행에서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때 신용보강을 위해 이용하는 상품이다. 세입자가 원리금 상환을 연체하는 등 채무변제에 문제가 발생하면 공사에서 대출금을 대위변제해준다.
연도별 전세자금보증 대위변제 금액을 보면 2019년 1천689억원에서 2020년 2천386억원, 2021년 2천166억원, 지난해 3천53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1분기에만 896억원을 기록했다.
대위변제 건수는 2019년 5천439건에서 2020년 6천939건, 2021년 5천475건, 지난해 6천276건, 올해 1분기 1천698건이었다.
대위변제 건수와 금액은 주로 수도권에 집중됐다. 수도권에서 발생한 대위변제 건수는 1만6천16건으로 전체의 62.0%를 차지했다. 금액도 6천646억원으로 전체의 65.2%였다.
비수도권은 경남(1천708건·654억원)이 최다였고, 부산(1천422건·523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연령대별로는 30대 청년 차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HF의 대위변제 대상 세입자 중 30대는 전체 대위변제 건수의 30.2%인 7천810건, 대위변제 금액의 34.9%인 3천561억원에 달했다.
40대(7천383건·2천925억원), 20대(2천797건·1천377억원)가 뒤를 이었다.
신용등급(고·중·저) 별로는 중·저등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육박했다.
양경숙 의원은 "HF의 전세자금보증 대위변제액이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고금리 상황, 집값 하락에 따라 깡통전세, 역전세 현상이 지속될 경우 HF가 부실채권을 떠안을 위험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양 의원은 "공사의 전세자금보증 대위변제 증가뿐만 아니라 올해 주택도시보증공사와 같은 공적 보증기관의 전세반환보증 대위변제 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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