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전문가들, 수심 깊은 동부 화롄 부근 해저 적지로 꼽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의 거센 군사적 압박을 받는 대만에서 해저에 잠수함 비밀 기지를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부상하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6일 대만해협의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대만에서 잠수함 해저 비밀 기지 건설론이 재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대만의 군사 전문가들은 오는 2025년으로 예상되는 대만의 신규 잠수함 함대 운용을 앞두고 잠수함 해저 비밀 기지를 건설할 것을 대만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대만의 군사전문가들은 특히 가파른 절벽에다 수심이 깊은 대만 동부 해안 부근 해저를 잠수함 해저 비밀 기지 건설에 적합한 곳으로 꼽는다.
대만 해군사관학교 교관 출신인 군사전문가인 루리스는 대만 동부 화롄현의 해안 부근의 해저가 잠수함 해저 비밀 기지 건설을 위한 이상적인 곳이라고 주장했다.
루리스는 "화롄 해안으로부터 단지 100m 떨어진 바다의 수심이 1천m에 달하며, 해안에서 10㎞ 떨어진 바다의 수심은 4천m나 된다"면서 이곳에 잠수함 해저 기지를 건설하면 해저 기지를 출발한 잠수함이 태평양의 해구로 은밀하게 잠항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바다 절벽이 있는 화롄 지역의 지리적 구조는 심해 동굴이나 터널을 파기에 적합한 단단한 암석으로 이뤄져 있다"면서 화롄 부근 바다가 잠수함 해저 비밀기지 건설에 적합한 곳이라고 지적했다.
루이스의 잠수함 해저 비밀기지 건설 제안은 대만 해군이 첫 자국산 잠수함을 당초 예정보다 앞당긴 내년 3월에 인도받을 것이라는 보도 직후 나왔다.
대만 정부가 군사 전문가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실제로 잠수함 해저 비밀 기지를 건설할지 주목된다.
1990년대 대만 정부는 화롄 부근 해저에 잠수함 기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두 척의 잠수함을 운용 중인 대만은 중국의 압력으로 미국산 잠수함 도입에 어려움을 겪자 잠수함 국조 사업, 즉 자국산 방어형 잠수함(IDS) 건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만은 IDS 건조 프로젝트에 따라 최소 8척의 디젤-전기 추진 공격 잠수함을 건조해 운용할 계획이다.
오는 9월 진수되는 첫 번째 IDS는 내년 3월 대만 해군에 인도돼 2025년 상반기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대만 언론매체들은 전했다.
길이 70m, 폭 8m, 배수톤수 2천500~3천t(톤)의 대만 IDS는 중어뢰 18발과 하푼 미사일을 탑재하고, 어뢰관 6문을 갖추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잠수함은 잠항 중에도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갖춰 자주 부상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대만이 최소 8척의 IDS를 건조하면 기존 잠수함 두 척에 더해 최소 총 10척의 잠수함 함대를 운용하게 된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2019년 5월 남부 가오슝의 '해군 잠수함 국조(국산건조)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잠수함으로 대만을 포위하는 적국 군함을 효과적으로 저지할 수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중국은 2016년 5월 민진당 소속의 차이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의 공식적인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한 강도 높은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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