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업체 힌덴버그보고서가 촉발?…아이컨 "사실 호도 가짜뉴스" 반격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최근 공매도업체의 '공격'을 받은 억만장자 '기업 사냥꾼' 칼 아이컨의 회사가 미국 연방 검찰의 조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아이컨의 지주회사 아이컨엔터프라이즈(IEP)는 이날 공시를 통해 뉴욕 남부연방지방검찰청으로부터 자료 제출 요구를 받았다는 사실을 밝혔다.
뉴욕 남부연방지검이 IEP와 접촉한 것은 지난 3일로, 이 회사가 자산 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제기한 힌덴버그 리서치(이하 힌덴버그)의 보고서가 나온 지 하루 만이다.
힌덴버그는 IEP가 보유 자산의 가치를 부풀리고 과다 차입에 의존해 경영함으로써 실제 자산 가치의 몇 배나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IEP의 배당 지급이 존속 불가능한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라는 비판도 보고서에 포함됐다.
다른 회사들의 지배 구조와 경영 투명성 문제를 비판하는 행동주의 투자자로 유명한 아이컨이 똑같은 방식으로 공매도업체의 문제 제기에 직면한 셈이어서 화제가 됐다.
검찰 조사가 힌덴버그 보고서 내용과 관련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IEP에 기업 지배구조, 배당, 자본, 가치평가 등에 관한 정보를 요구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회사 측은 별도의 성명을 통해 힌덴버그의 보고서 내용을 반박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IEP는 "사실을 호도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는 보고서"라며 "(힌덴버그 창업자인) 네이선 앤더슨은 멋대로 남의 재산을 파괴하고 무고한 시민들에 해를 입힌다. 기업 이미지를 왜곡하기 위해 가짜뉴스 작전을 펼치고 명성을 훼손한 뒤 개인투자자들이 피땀 흘려 번 돈을 뜯어내는 것이 그들의 방식"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른 희생자들과 달리 수수방관하지 않고 모든 조치를 취해 투자자들을 보호하고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IEP는 힌덴버그의 공격 대상이 됐던 배당 문제에 대해서도 주당 2달러의 분기 배당을 계속 지급하겠다며 주주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지난주 힌덴버그 보고서 공개 후 25% 가까이 급락했던 IEP 주가는 이날 검찰 조사 착수가 알려진 후 15% 이상 추가 급락 중이다.
이날 공개된 1분기 실적이 형편없었던 것도 그 원인 중 하나다. 이 회사는 1분기 2억7천만달러의 순손실을 냈고, 자동차 부품 자회사가 올해 초 파산보호를 신청한 사실도 공개했다.
주당 순손실은 0.11달러로 0.19달러의 순이익을 기대했던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을 크게 하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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