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 "기증 확인…우크라이나 자기 방어 최고의 기회"
CNN "우크라 봄철 대반격 채비 중 장거리 화력 보강"
(런던·서울=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김동호 기자 = 영국이 봄철 대반격을 준비하는 우크라이나에 '푸틴의 성지' 크림반도까지 타격 가능한 장거리 미사일 '스톰 섀도'를 제공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하원에서 "'스톰 섀도'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기증하고 있다고 확인한다"고 말했다.
월리스 장관은 "'스톰 섀도' 미사일은 장거리, 재래식 전용에 정밀 타격 능력이 있으며, 다른 장거리 시스템을 보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무기 시스템 기증으로 우크라이나는 자기 방어를 할 최고의 기회를 갖게 된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민간 인프라를 고의로 표적으로 삼는 등 국제법에 위배되는 야만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톰 섀도'는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 있는 러시아 군을 밀어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월리스 장관이 우크라이나로부터 이 미사일로 러시아 내부를 겨냥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받았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가 민간인을 죽이는데 우리가 그냥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는 오로지 자신들의 행동 때문에 그런 무기체계가 우크라이나로 제공됐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스텔스 성능의 스톰 섀도는 일반적으로 전투기 등을 통해 공중에서 발사되며, 사거리는 250㎞ 이상이다.
이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에이태큼스(ATACMS) 장거리 미사일의 사거리(약 298㎞)에 거의 맞먹는 것이다.
현재까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보낸 무기 중 최대 사정거리를 갖춘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다연장로켓시스템)의 80㎞와 비교하면 세 배 이상이다.
CNN은 "이번 미사일 배치는 우크라이나군이 동부와 남부의 러시아 점령지를 탈환하기 위한 역공을 채비하는 가운데 이뤄졌다"며 "영국 관리들은 크림반도를 '불법적으로 합병됐다'고 묘사하며 이곳을 우크라이나의 영토로 인식하는 공개 언급을 자주 해온 바 있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가 2014년 러시아에 빼앗긴 크림반도를 되찾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영국이 스톰 섀도를 제공함으로써 이를 위한 장거리 화력이 보강됐다는 설명이다.
러시아 본토로 이어지는 크림반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특히 공들여온 곳으로, 이곳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에는 러시아의 주력 부대 중 하나인 흑해함대가 주둔 중이다.
CNN은 또 영국이 미국보다 먼저 더 진보한 무기체계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전했다.
실제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주력전차를 지원하겠다고 확약한 첫 번째 서방 동맹국이며, 이에 뒤따라 미국이 에이브럼스 M1 탱크 제공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전선 뒤쪽의 러시아군 사령부와 보급선, 연료 저장소 등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지원을 서방에 요청해왔지만, 미국은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는 제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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