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진정에 외환보유고도 늘어…제조업 등은 여전히 부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네팔이 경기 부양에 속도를 내기 위해 금리를 1%포인트(p) 전격 인하했다.
13일(현지시간) 카트만두포스트 등 네팔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네팔 중앙은행은 전날 기준 금리를 8.5%에서 7.5%로 낮췄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지난해 초부터 금리를 올려왔던 네팔이 금리 인하 결정을 한 것은 2020년 초 이후 3년 만이다.
네팔 당국이 과감하게 금리를 낮춘 것은 더욱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국은 조금씩 살아나는 경기 상황 등을 토대로 애초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8%로 잡았지만 제조업, 건설업 등이 여전히 부진해 실제 성장은 1.68%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공격적으로 경기 활성화에 나선 것이다.
프라카시 쿠마르 슈레스타 네팔 중앙은행 경제연구국장은 로이터통신에 "경제 활동에 위축이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조치로 (경제 활동) 둔화 상황이 반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제조업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한 경제 상황은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해 8%대 중반까지 치솟았던 물가 상승률은 최근 7%대 초중반으로 낮아졌다.
슈레스타 국장은 "인플레이션은 전반적으로 안정됐으며 앞으로 더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외환보유고도 작년 7월 90억달러(약 12조원)에서 최근 109억달러(약 14조6천억원)로 불어났다.
네팔 경제가 안정세를 찾은 것은 방역 조치 완화로 히말라야 등반객 등 해외 관광객 유입이 본격화됐고 해외 체류 노동자의 자국 송금도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지난 1월 네팔에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5만5천74명으로 작년 같은 달(1만6천436명)보다 3배 이상 급증했다.
네팔의 관광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8%를 차지하고, 직간접적으로 105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제공할 정도로 네팔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해외 체류 중인 네팔 노동자의 자국 송금액도 작년 하반기 45억달러(약 6조원)로 전년 동기보다 13.9% 늘었다.
앞서 네팔 경제는 코로나19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국가 부도 상태에 빠진 스리랑카와 마찬가지로 관광 산업과 해외 노동자의 자국 송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는데 이와 관련한 외화 확보가 어려웠고 물가마저 뛰었기 때문이다.
이에 네팔 정부는 지난해 4월 사치품 수입 금지 조처를 내렸고, 같은 해 6월에는 기름값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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