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샌티스 가세에 前해병대원 성금 100만달러 돌파……WSJ도 기소 비판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 뉴욕의 지하철에서 백인 청년이 정신이상 흑인 노숙자를 제압하려다 숨지게 한 사건을 둘러싼 여론 분열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사건 직후 경찰이 백인 청년을 곧바로 풀어준 것이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비난 여론에 불을 붙였다면, 열흘 만에 검찰이 그를 기소한 것을 두고 보수 진영의 반격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전직 해병대원인 백인 청년 대니얼 페니(24)가 2급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지 하루만인 13일(현지시간) 온라인 모금 플랫폼 '기브센드고'에 개설된 페니의 법률 비용 모금 페이지에는 총 100만달러가 넘는 성금이 답지했다.
공화당 차기 대권주자 중 하나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가세로 이 사건이 '보수 대 진보' 여론 대결로 비화한 이후 모금액이 급증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전날 밤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이 모금 페이지 링크를 올리면서 "우리는 좌파의 범죄자 친화적 어젠다를 멈추고 법을 준수하는 시민들에게 거리를 돌려줘야 한다"면서 "대니엘 페니와 같은 '착한 사마리아인'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뉴욕 지하철 F노선 열차 안에서 소리를 지르며 구걸하다 페니의 '헤드록'에 목숨을 잃은 흑인 노숙자 조던 닐리(30)가 지하철에서 사람들을 위협 또는 공격하다 여러 차례 체포된 전력이 있다는 점을 꼬집은 언급이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페니를 기소한 앨빈 브래그 맨해튼지방검사장을 가리켜 "(조지) 소로스의 돈을 받는 검사장을 물리쳐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공화당에서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브래그 검사장이 진보 진영의 거물 후원자인 소로스의 지원을 받는다는 음모론을 제기해왔다.
'기브센드고' 모금 페이지에는 "당신은 영웅"이라며 페니를 칭찬하는 댓글도 잇따르고 있다.
보수 성향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사설에서 페니를 "지하철의 사마리아인"으로 부르면서 "페니에 대한 기소로 앞으로 다른 '사마리아인'들이 위험한 사람이나 범죄 행위를 막으려고 개입하지 않게 될 것"이라며 "만약 잘못될 경우 오히려 자신이 기소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사망한 노숙자 닐리가 뉴욕시에서 예의주시하던 지하철 요주의 인물 '톱 50' 명단에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 당국의 관리 실패가 이번 사건의 근본 원인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닐리는 체포영장까지 발부된 상태였다.
하지만 사건 당일 닐리가 지하철에서 다른 사람들을 물리적으로 위협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페니의 제압은 분명한 과잉 대응이고, 경찰이 그를 입건하지 않고 석방한 것은 분명한 인종차별 행위라는 시민사회의 비판도 여전히 뜨겁다.
유죄 인정시 최대 15년의 징역형 위기에 처한 페니는 12일 체포됐다가 법원에서 보석으로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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