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부통령 모교 찾아 연설…"백인우월주의는 가장 위험한 테러 위협"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2024년 대선에서 재선 도전을 선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명문 흑인 대학을 찾아 백인 우월주의를 비롯한 인종 차별을 비판하며 흑인 및 청년 표심 구애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하워드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우리는 미국 역사가 항상 동화가 아니었다는 것을 안다"면서 "모든 미국인은 평등하다는 이상과 우리를 갈라놓는 인종차별이라는 가혹한 현실 사이에서 지난 240년간 밀고 당기기가 있었다"고 말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14일 보도했다.
이어 "그러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면서 "우리 안에는 증오 대신 사랑을, 분열 대신 통합을, 후퇴 대신 진보를 선택하고 백인 우월주의라는 독에 맞서면서 백인 우월주의를 조국에 대한 가장 위험한 테러 위협이라고 지목할 용기와 마음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 폭력 시위 사건을 거론하면서 "네오나치들이 성난 얼굴 나와서 문자 그대로 횃불과 나치 깃발을 들고 1930년대 유럽에서 들었던 똑같은 반유대주의적 발언을 외쳤다"면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은 어두운 방과 인터넷 익명성 등에서 대낮에 나와 자신들을 가로막는 품위 있는 미국인들과 맞섰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내가 미국에 목도할 것이라고 생각도 못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여러분들은 '양쪽 모두 훌륭한 사람들'이라는 유명한 발언을 들었다"면서 "그때가 내가 공직에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던 때"라면서 대선 도전을 결심한 배경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종차별 옹호적 발언이 있었다는 점을 시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투표하고 정치적 극단주의와 정치적 폭력을 거부해야 한다"면서 "기본권과 여성이 선택할 자유, 트랜스젠더 아이들의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샬러츠빌 사태 직후 기자회견에서 "여러 편에서 나타난 증오와 폭력을 규탄한다", "양쪽 모두 다 책임이 있다" 등의 발언을 하면서 백인우월주의자는 물론 이들 집회에서 반대 집회를 벌였던 좌파 단체도 책임이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찾은 하워드대는 미국의 인종 분리 정책 시행 당시 세워진 전통적인 흑인대학(HBCU)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 대학 출신이다.
미국 내에는 100여개의 HBCU가 있으며 바이든 정부는 이들 대학에 적극적인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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