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툭하면 흉기난동 이달만 24명 사망…팍팍한 삶, 분노 분출

입력 2023-05-15 11:25  

中서 툭하면 흉기난동 이달만 24명 사망…팍팍한 삶, 분노 분출
코로나 겪으며 생계 위협·빈부격차 확대 …10년 전 '묻지마 살인' 데자뷔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최근 중국에서 살인 사건이 잇따라 발생, 이달 들어서만 최소 24명이 목숨을 잃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간 지속된 엄격한 방역 통제와 경제 침체로 삶이 팍팍해지면서 억눌렸던 분노의 표출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경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4일 산시(山西)성 싱현에서 20대 남성이 집안의 반대로 헤어진 전 여자 친구의 시댁을 찾아가 일가족 3명을 살해하고 차량을 몰고 달아나다 경찰관과 행인을 치어 모두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지난 11일 새벽에는 랴오닝성 둥강에서 60대 농민이 마을을 돌며 흉기를 휘두른 뒤 택시를 타고 도주하려다 이를 거부하는 택시기사와 행인들을 찔러 1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범인은 평소 온순하고 말이 없었으며 촌 서기가 자기 친척에게 유리하게 농지 사용권을 배분한 데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마을 주민들이 전했다.
이달 1일에는 산시(山西)성 딩상현에서 30대 남성이 마을 촌장의 일가족 3명을 살해하고 도주했다가 체포됐다.
2년간 옥살이를 하고 최근 만기 출소한 그는 마을 토지와 자금 분배를 놓고 갈등을 빚던 촌장이 누명을 씌워 억울하게 감옥에 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둥성 지난시 창칭구 시리촌에서도 지난 10일 한 영어 교사가 촌 서기의 일가족 3명을 살해하고 자수했다.
그는 여러 차례 항의했는데도 촌 서기의 아들이 자기 아들을 지속해서 괴롭히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11월에도 산시(陝西)성 상뤄시의 한 마을에서 50대 남성이 갈등을 빚던 이웃 주민 7명을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지인들은 평범한 이웃이었던 범인들이 흉악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에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지난 3년간 코로나19 확산과 엄격한 방역 통제로 경제적 타격이 컸던 데다 갈수록 커지는 빈부 격차에 사회적 박탈감을 느끼며 쌓인 분노가 사소한 일에도 참지 못하고 표출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월 중국의 도시 실업률은 5.3%를 기록했고,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인 19.6%에 달했다.
구직난에 많은 대학생은 졸업하고도 변변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봉쇄로 일을 할 수 없게 된 농민공들이 대거 귀향했고, 영세업자들이 줄도산했지만, 중국은 그동안 모든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생계 보조금을 지원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작년 가계 저축은 17조8천400억위안(약 3천415조원)이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9조9천억위안(약 1천896조원)이 더 늘었다.
서민들은 생계를 위협받을 정도로 피폐해졌지만, 고소득자들은 불황에 대비해 여윳돈으로 저축을 늘렸다는 분석이 가능해 보인다.
중국에서는 10여년 전에도 빈부 격차 확대 등에 따른 사회 불만이 폭발하면서 '묻지마 살인'이 빈발, 사회 문제가 된 바 있다.
2013년 7월 17일 베이징의 유명 백화점 앞에서 20대 남성이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살해했고, 닷새 뒤에는 베이징 도심 쇼핑센터 매장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했다.
같은 달 29일 광둥성 선전에서 40대 남성이 행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으며 그해 8월 25일 쓰촨성 청두에서 40대 남성이 시내버스 안에서 흉기로 승객들을 찔러 4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한 이후 빈부 격차 문제 해소를 위해 배분에 무게를 두는 '공동부유(共同富裕)를 추진해왔다.
당국은 여전히 공동부유를 강조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침체한 경제 회복에 방점을 두면서 추진 동력이 떨어졌다는 지적과 함께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하면 심각한 사회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p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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