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통해 안전한 접선방법 소개…"언론탄압·동원령으로 모집 의미 커져"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러시아의 기밀을 제보할 러시아인 스파이를 모집하고 나섰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CIA는 15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같은 공고와 함께 은밀하고 안전한 접선 방법을 알렸다.
텔레그램은 러시아의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인들이 강력해진 검열을 피해 비밀 대화를 계속해온 사이버 공간이다.
CIA는 러시아 안팎에서 수천, 수만명이 몰릴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전 이후 격화한 정보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 정보당국은 많은 러시아인이 CIA와 접촉할 방법이나 자신들이 아는 사실이 관심 대상이라는 것을 모를 수 있다고 판단한다.
CIA 당국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에 러시아인들이 미국에 필요한 정보를 넘길 '역사적 기회'가 왔다고 진단했다.
한 당국자는 "러시아인들에게 우리가 그들이 겪고 있는 일을 안다고 그들의 언어로 전하길 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한 지지도가 높은 일반 대중에 불안을 조장하려는 게 아니라 경계선에 있는 이들에게 CIA 접촉 방식을 뚜렷하게 알리려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CIA는 우크라이나전 발발 후 2개월 정도가 된 시점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러시아인 스파이를 모집한 적이 있었다.
당시 게시물에는 가상사설망(VPN)으로 러시아 안보당국의 탐지를 피하는 방법, 토르 웹브라우저로 다크웹을 통해 CIA와 익명으로 암호화된 접선을 하는 방안이 순서대로 담겼다.
그러나 1년 전과 지금은 시점 자체의 의미가 크게 다를 수 있다는 게 CIA의 판단이다.
한 당국자는 러시아 내 반대론과 독립 언론에 대한 탄압, 남성 수십만명의 우크라이나전 동원 등 그간 많은 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CIA는 우크라이나전을 넘어 더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대러시아 정보전에 이번 작전이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한 당국자는 "우크라이나가 최대 관심사지만 우크라이나전도 어떤 더 큰 것의 징후"라며 "러시아에는 우리가 여기서 얘기해야 하는 문제를 자신들이 겪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항상 존재한다"고 말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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