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관련 자료 미제출…자격 없어"…'민주적 절차 훼손' 우려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올해 7월 실시되는 캄보디아 총선에 훈센 총리의 반대파가 이끄는 정당이 불참하게 됐다.
16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캄보디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촛불당(Candlelight Party)에 대해 총선 참여 자격이 없다고 발표했다.
선관위는 CP가 총선 참여 자격을 인정받기 위한 관련 자료들을 제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총선 참가 등록을 마친 정당 20곳 중 10개가 넘는 정당에 승인 결정을 내렸다.
CP는 지난 2017년 11월 해산된 전 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 출신 인사들이 만든 정당이다.
훈센 정권은 당시 전체 의석 125석 가운데 55석을 가진 CNRP에 반역 혐의를 씌워 강제 해산시켰다.
이듬해 총선에서는 훈센이 이끄는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이 전체 의석 125석을 모두 차지하면서 '일당 지배'를 구축했다.
CNRP를 이끌던 훈센의 정적 삼 랭시는 2015년 프랑스로 망명해 현지에 머물고 있다.
또 삼 랭시의 동지인 켐 소카는 올해 3월에 반역 혐의로 징역 27년형이 선고돼 가택연금 중이다.
앞서 작년 6월 5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는 CPP가 압승을 거뒀다.
CPP는 전국 1천652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1천648곳에서 평의회 대표직을 석권했다.
반면 삼 랭시의 추종 세력이 만든 CP는 나머지 4곳에서 대표 자리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이번 조치에 대해 CP는 선관위에 이의를 제기하기로 했다.
또 인권단체와 시민 활동가들은 장기 집권중인 훈센 총리가 정치적 반대 세력을 탄압하고 민주적 절차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달에 성명을 내고 "훈센 정권이 CP에 대한 탄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훈센은 1985년 총리에 취임한 뒤 38년간 캄보디아를 통치하고 있으며, 오는 7월 23일 실시될 총선에서 연임에 도전한다.
이번 선거의 유권자는 970만명으로 추산된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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