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유엔에서 처음으로 열린 팔레스타인 '나크바(대재앙)의 날' 행사 참석을 거부한 미국이 그 이유로 유엔 내부에 존재하는 반이스라엘 편견을 들었다고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행사에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오스트리아,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체코, 헝가리, 루마니아,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우크라이나 등 45개국이 불참했다.
네이트 에반스 주유엔 미국 대표부 대변인은 이번 행사 불참에 관한 예루살렘 포스트 질의에 "미국은 팔레스타인 난민의 고통을 인정해왔으며, 난민 문제를 포함한 팔레스타인의 최종 지위와 관련해 두 국가 해법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반스 대변인은 "하지만 미국은 유엔 시스템 내부에 존재하는 반이스라엘 편견을 오랫동안 걱정해왔다. 이는 평화 정착에 역효과를 낳는다"며 "우리는 반이스라엘 편견을 영속화하기 위해 구성된 기구가 마련한 행사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랍어로 '대재앙'을 뜻하는 나크바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으로 인한 팔레스타인 주민의 실향과 이산의 고통을 지칭한다.
미국과 유럽 등지를 떠돌던 유대인들은 유엔 총회가 1947년 영국의 지배 아래에 있던 팔레스타인 분할 결의안을 채택하자 이를 근거로 이스라엘을 건국했다.
이스라엘 건국 선포 이후 팔레스타인 주민 76만여명(유엔 통계 기준)이 고향에서 쫓겨났다.
지금도 가자지구에 200만명을 포함해 중동 전역에 500만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난민이 흩어져 있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 건국일 다음 날인 5월 15일을 나크바의 날로 정해 기념한다.
유엔 총회는 지난해 11월 팔레스타인 민족 권리위원회에 나크바의 날 기념행사 개최를 요청하는 결의를 찬성 90표, 반대 30표로 채택했다. 이에 따라 75주년이 되는 올해 행사가 유엔에서 처음 열렸다.
미국은 팔레스타인 난민에 대한 최대 경제지원 주체다. 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평화 정착의 기본 방향으로 양측이 독립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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