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대만에 확고한 지지 보여야" 연설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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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리즈 트러스 전 영국 총리가 17일 대만을 방문해 서방이 중국을 달래지 말고 대만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이날(현지시간) 보도했다.
언론에 사전 배포된 연설문 발췌본에 따르면 트러스 전 총리는 이날 대만 프로스펙트 재단에서 "중국 정권의 공세에 맞서 대만과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지원해야 한다"라고 연설할 예정이다.
트러스 전 총리는 또 "자유와 민주주의 없이는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며 "기후 변화와 같은 문제에 대해 중국과 협력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집착하는 서방 인사들이 여전히 너무 많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트러스 전 총리는 또한 중국 공산당 정부 후원을 받는 공자학원을 영국에서 즉시 폐쇄하고, 이를 홍콩과 대만이 운영하는 문화센터로 대체하라고 촉구할 방침이다.
트러스 전 총리는 지난해 9월 취임 후 내놓은 대규모 감세안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리는 실정을 범한 뒤 49일 만에 낙마한 바 있다.
트러스 전 총리는 1990년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이후 대만을 방문한 가장 유명한 영국 정치인이며, 영국 집권 보수당 내에서도 대(對)중국 정책에서 매파적 입장을 대표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설명했다.
그의 대만 방문은 영국과 중국간 관계가 수십년 만에 최악으로 치달은 가운데 나온 것으로, 이같은 연설이 양국 관계를 더 악화할 위험이 있다고 이 통신은 짚었다.
유럽이 양안 갈등과 관련해 거리를 둬야 한다고 보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대비되는 자세이기도 하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주영 중국대사관은 16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대변인 성명을 내고 트러스 전 총리의 대만 방문에 대해 "위험한 정치쇼"라고 깎아내리면서 "영국에 위해만을 가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관련 영국 정치인이 자기 잘못을 바로잡고 '대만 독립' 분리주의 세력을 비호하고 지지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영국 정치권 일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같은 보수당 의원인 알리시아 키언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인스타그램 외교'의 가장 나쁜 예"라고 지적하며 이번 방문이 대만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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