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거주 한국인 피폭자, 도쿄신문에 "비참함 알아주길"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자폭탄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참배하기로 한 가운데 일본 언론이 한국 내 원폭 피해자를 조명했다.
도쿄신문은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경남 합천에 많은 한국인 피폭자가 거주하고 있지만, 이들이 오랫동안 잊힌 존재였다고 17일 소개했다.
일제강점기에 합천의 가난한 주민들이 히로시마로 이주했으며, 그중에는 징용된 사람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어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자료를 인용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원폭 피해를 본 한반도 출신자가 약 7만 명이며, 그중 4만 명이 사망했고 2만3천 명이 귀국했다고 설명했다.
협회의 심진태 합천지부장은 "많은 피폭자는 편견이 두려워 피폭 경험을 드러내지 않고 협회에도 가입하지 않았다"며 "비참함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원술 한국원폭피해자협회장은 한일 정상의 위령비 참배가 한국인 피폭자 문제가 알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고 밝혔다.
도쿄신문은 일본 정부가 피폭자 2세를 대상으로 건강진단 등의 혜택을 주고 있지만, 한국인 피폭자 2세는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인 피폭자 2세 중 한 명은 도쿄신문에 한일 정상의 위령비 참배가 정치적 연출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고령의 피폭자들이 생활하는 원폭피해자복지회관의 장석도 관장도 "생존 피해자가 줄어들면서 정치권의 관심도 사라진 것이 안타깝다"며 한국에서 피폭과 관련된 문제의식이 고양되기를 기대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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