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보낸 무기보다 신형 무기로 가치 평가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미국 국방부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의 가치를 실제보다 최소 30억달러(약 4조원) 과대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로이터 통신은 18일(현지시간) 익명의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와 상원의원 보좌관을 인용해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포탄, 미사일 등 무기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에 오류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한 국방부 당국자는 "국방부가 이 사안을 더욱 면밀히 조사하면 과대 평가된 무기의 가치가 30억달러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2021년 8월부터 비축된 무기 중 약 211억달러(약 28조1천억원) 상당을 우크라이나에 보냈다.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다연장로켓시스템),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등 다양한 무기가 포함됐다.
그러나 이들 무기 중 최소한 일부를 회계 처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의 가치를 평가할 때 재고에 있던 오래된 무기의 현재 가치가 아니라 무기를 새 장비로 완전히 교체하는 데 필요한 비용으로 과대평가했다는 것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 일례로 미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M777 곡사포의 교체 비용을 산정할 때 그보다 훨씬 발전된 시스템인 하이마스의 가격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보낸 무기보다 더 현대적인 무기로 재고를 대체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일부 사례에서 '순 장부가액'이 아닌 '대체 원가'가 사용돼 재고에서 꺼내진 무기의 가치가 과대 평가됐다"고 밝혔다.
고위 국방부 당국자도 "육·해·공군과 해병대는 무기의 현 교체 비용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의 로저 위커 공화당 간사는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에 보낸 무기 비용의 평가 방식을 바꾼 것은 중대한 실수"라며 "그로 인해 우리의 유럽 동맹을 위한 미래의 필요성이 과소 평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에 '대반격'을 가하려고 준비 중인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하려고 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부가 이번 회계 오류로 계획에 차질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WSJ도 이번에 흑자가 새로 발견됨에 따라 바이든 정부가 내년을 위해 의회에 추가 기금을 모색할 필요성이 사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회계 오류를 계기로 바이든 행정부가 F-16 전투기 등 아직 제공하지 않은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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