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랭시 전 CNRP 대표 "캄보디아, 민주주의 외면도 무너져"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올해 7월 실시될 캄보디아 총선에 야당 세력이 참여하지 못하게 되자 해외에 망명 중인 야당 지도자가 훈센 정권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2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 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 대표를 지낸 삼 랭시는 이틀 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언론·선거의 자유'를 주제로 열린 행사에서 이같이 입장을 밝혔다.
삼 랭시는 기자들과 만나 "캄보디아는 민주주의의 외관조차도 무너졌다"면서 "7월 총선은 부끄러운 가짜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독재국가인 캄보디아를 민주국가라고 지칭하는 것은 촌극"이라고 덧붙였다
캄보디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5일 훈센 총리의 반대 세력이 이끄는 촛불당(Candlelight Party)에 대해 총선 참여 자격이 없다고 발표했다.
선관위는 CP가 총선 참여 자격을 인정받기 위한 관련 자료들을 제출하지 못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총선 참가 등록을 마친 정당 20곳 중 다른 10여 곳에 대해 승인 결정을 내렸다.
CP는 지난 2017년 11월 해산된 CNRP 출신 인사들이 만든 정당이다.
훈센 정권은 당시 전체 의석 125석 가운데 55석을 가진 CNRP를 반역 혐의로 강제 해산했다.
훈센이 이끄는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은 이듬해 총선에서 전체 의석 125석을 싹쓸이해 '일당 지배'를 구축했다.
삼 랭시는 훈센 정권의 탄압을 피해 2015년 프랑스로 망명했다.
이와 함께 삼 랭시는 훈센 총리가 장남인 훈 마넷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을 후계자로 지명한 데 대해 "봉건 정치의 부활"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훈센이 아들을 후계자로 삼은 것은 권좌에서 물러났을 때 처벌을 받지 않으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훈 마넷은 재작년 12월 2일 부친인 훈센 총리에 의해 후계자로 지명됐다.
같은 달 24일 CPP도 훈 마넷을 '미래의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 CPP 소속으로 출마할 예정이다.
훈센은 1985년 총리에 취임한 뒤 38년간 캄보디아를 통치하고 있으며, 오는 7월 23일 실시될 총선에서 연임에 도전한다.
bum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