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파트단지 56채 경매…칭다오서만 올해 494채 경매 진행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잇단 활성화 대책에도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빚에 몰린 개발업체들의 아파트가 무더기로 경매에 나왔다.
22일 반도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오는 26일 산둥성 칭다오시 황다오구의 한 단지 내 아파트 20채에 대한 법원 2차 경매가 진행된다.
이어 내달 19일에는 36채가 추가로 첫 경매에 부쳐지는 등 이 단지 내 아파트 56채가 한꺼번에 경매 물량으로 나왔다.
경매 아파트들은 이 단지 개발에 참여한 2개 업체 소유로, 채무 문제로 인해 채권자가 지난 3월 경매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의 채무는 각각 5천340만위안(약 101억원), 3천521만위안(약 66억원)이라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경매 아파트들은 경관이 좋은 해안가에 건설됐고,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9㎞ 거리에 있는 등 편리한 교통망을 갖춰 입지적 조건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부동산 침체의 영향으로 분양이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2차 경매가 진행되는 20채는 경매 시작가가 평가 가격보다 수십만위안 낮아 아파트 구매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개발업체들은 칭다오 해안가 일대에 여러 아파트 단지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나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자금난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칭다오에서만 모두 494채의 아파트가 법원 경매 물량으로 나왔으며 이 중 71.3%가 낙찰됐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투기 과열을 잡기 위해 당국이 2020년 하반기 강력한 규제 조치를 내놓은 이후 장기 침체에 빠졌다.
이에 따라 2021년 말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는 등 많은 부동산 개발업체가 도산했거나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당국이 경제와 고용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대출 금리 인하, 주택 구매 조건 완화 등 다양한 활성화 대책을 내놨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 2∼3월 중국 70대 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 지수가 두 달 연속 상승하며 회복 조짐을 보이는 듯했으나 4월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거래량은 20∼30% 감소했고, 100대 도시의 기존 아파트 가격도 전월과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15%, 0.4%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최대 부동산 온라인 거래 플랫폼인 '58퉁청'이 원가 절감 등을 위해 직원의 30%를 감축하는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으며, 이에 따라 1만명가량이 해고될 것이라고 현지 매체가 지난 19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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