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스위스, '히잡 시위' 아이콘 아미니 사진 트윗에 마찰

입력 2023-05-22 11:06  

이란·스위스, '히잡 시위' 아이콘 아미니 사진 트윗에 마찰
이란 외무부, 스위스대사 초치해 항의…"시정해야"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이란 주재 스위스 대사관이 히잡 시위를 촉발한 상징적 인물 마흐사 아미니의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해 양국 간 외교적 마찰이 일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주이란 스위스대사관은 지난 19일 이란이 히잡 시위 과정에서 사망한 보안요원과 관련 남성 3명을 처형한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하는 메시지를 트위터 공식 계정에 올렸다.
대사관은 해당 게시글에서 "스위스는 이란이 이러한 사형 집행을 중단하고 사형을 축소하는 조처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적었다.
대사관은 특히 히잡 시위의 아이콘으로 알려진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포스터가 찍힌 사진도 함께 게재했다.
아미니는 작년 9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하면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를 촉발한 저항의 상징이다.
문제의 사진에는 아미니의 포스터 외에도 혁명 이전에 쓰인 이란 국기를 흔드는 시위대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란 당국은 게시물이 올라온지 이틀만에 나디네 올리피리 로차노 주이란 스위스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이란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란 내정에 대한 스위스의 간섭주의적 입장과 관련해" 스위스 대사를 초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짜 국기'의 이미지를 사용한 데 대해 규탄했으며 "이처럼 관례에 벗어난 행위는 이란과 스위스의 우호 관계와 양립할 수 없으며 시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고도 전했다.
이란에서는 지난해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아미니가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뒤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이란 당국은 이 시위를 서방 세력이 조장한 폭동으로 규정해 강경 진압했고, 그 과정에서 수천명이 체포되고 수백명이 목숨을 잃었다.
최근에는 히잡 시위 과정에서 벌어진 보안요원 사망 사건과 관련해 남성 3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이 일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인권'(IHR)은 이란에서 올해 들어 최소 260명이 처형당했다고 집계했다.
acui7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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