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산업부, WTO 사무총장과의 대화…"개도국 참여로 다자주의 회복"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최근 지정학적 갈등과 보호무역주의로 통상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개발도상국들을 세계 무역 질서에 적극 편입시키면서 공급망 다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방한 중인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23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세계화의 재정의 :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한국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는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을 비롯해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김정일 SK스퀘어 부사장, 김경한 포스코 부사장, 이재민 서울대 교수, 이효영 국립외교원 교수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이날 기조강연에서 "한국은 다자무역주의를 충분히 활용하면서 성장했고 '한강의 기적'은 무역을 통해 이뤄졌다"며 "한국 경제가 기적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안정적이고 개방적인 다자무역제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 무역질서가 위기를 맞고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지정학적인 긴장 관계가 고조되고 있고 특히 미중 관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여러 정부가 무역 관계를 무기화하고 외교적으로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회복탄력성을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공급망의 다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며 세계화 과정에서 소외됐던 국가들을 세계 무역주의에 편입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개발도상국의 국제무역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한국의 역할도 강조했다.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비전통적인 투자 파트너를 찾아달라. 그동안 시도해보지 못한 새로운 투자 분야를 살펴봐 달라"고 한국 기업들에 당부했다.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개발도상국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찾고 기회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평소에 살펴보지 않은 국가들을 한번 살펴봐 달라"며 "다자무역체제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패널 토론에서는 다자무역체제 회복을 위한 WTO 개혁 과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이재민 서울대 교수는 "미중갈등으로 발생한 관세 조치나 기술경쟁 등 보호무역주의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나 반도체 지원법 등 산업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WTO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다자주의를 복원하고 발전시키는데 장애물을 해결해달라"고 주문했다.
이효영 국립외교원 교수는 "WTO 개혁을 통해 다자체제 기능 회복이 필요하다"며 "특히 다자간 무역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패널 프로세스 개선 등 분쟁해결 시스템이 적절히 작동될 수 있는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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